평산의 붕어낚시 상식
FTV제작위원, 붕어愛 섬 프로그램 진행(현), 붕어낚시 첫걸음 & 붕어 대물낚시 저자
혹서기 고수온상황의 붕어낚시
수온과 용존산소량이 결정적인 요소다.
낚시를 즐기면서 사는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겨울철의 혹독한 추위를 벗어나니 이내 산란기가 되고, 산란특수를 보겠다고 한두 번 출조를 하다 보니 이내 배수기가 되더니, 금세 뜨거운 햇볕이 부담스러운 여름철이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계절이라도 낚시를 접어두고 햇볕이 약해지는 선선한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면 그 세월은 참으로 더디게 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낚시꾼이라면 혹서기에도 낚시터로 나가서 물가에서 보내는 세월이 가장 좋은 세월이다.
그런데 혹서기에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낚시를 해 보면 조황이 신통치가 않다. 사람도 덥고, 붕어도 덥고, 산천초목도 다 더위에 지쳐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계절에는 그야말로 ‘낚시를 하는 行爲’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낚시를 하되, 스스로가 하절기 붕어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고 고수온상황에서도 붕어를 만나볼 수 있도록 연구 노력을 해서 그 결과물을 만났을 때 ‘釣樂’을 배가할 수가 있다.
즉 물가에 나가 앉아 찌를 바라보는 즐거움만 해도 큰 것이나 기왕에 물가에 나가 앉았으면 붕어와 만나서 눈 마주치며 노닐 수 있어야 낚시의 즐거움을 배가하는 것이니, 이제 혹서기일 때 붕어와 만나서 노닐기 위한 고수온기 붕어낚시 상식을 더듬어 보자.
고수온이 되면 붕어도 피서와 일광욕을 한다.
여름철 낮 시간의 온도가 고수온기가 되면 붕어들은 세 가지의 행동특성을 보인다. 하나는 비교적 수온이 차가운 깊은 수심 대에 안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무 그늘이나 수초그늘, 바위틈새 등 시원한 곳을 찾아서 휴식을 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수면에 떠올라서 떼를 이루고 마치 일광욕을 하는 모습으로 쉬고 있는 것이다.
첫째로 깊은 수심 대에 안주하는 붕어들은 비교적 씨알이 굵은 붕어들로써 깊은 물의 어느 한 구역에 무리를 지어 머무른다. 이때에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먹이활동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한다. 그러다가 해가 지고 나서부터는 서서히 연안으로 확산하여 먹이활동을 하고는 다시 깊은 수심대로 이동하여 안주를 한다.
둘째로 나무그늘이나 수초그늘, 바위틈새 등에 머무르는 붕어는 무리를 짓지 않고 독단적으로 장시간 휴식을 하면서 좀체 그곳을 떠나지 않으려 하고 움직임도 최소한만 한다.
필자가 잠수장비를 이용해서 잠수를 하여 관찰 경험한 바에 의하면 바위틈에서 휴식중인 붕어는 대부분 낱마리인데, 살짝 건드리면 멀리 도망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조금 깊은 구멍 속으로 숨거나 가까운 옆 구멍으로 이동하여 다시 휴식상태로 돌아간다. 즉 움직임을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경계심마저 느슨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은신처에서 더위를 식히며 휴식중인 붕어들은 해가 기우는 시간대가 되어 수온이 하강하기 시작한 이후에야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먹이를 찾아 나선다.
셋째로 수면에 떠올라서 떼를 이루는 붕어들은 두 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우선 연안의 표층에 떼를 지어 떠다니면서 뻐끔뻐끔 공기호흡을 열심히 하는 무리는 씨알이 작은 1~2년생의 어린붕어들이다. 우리가 낚시터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이런 모습의 어린붕어들은 고수온기가 되어 수중용존산소량이 줄어들게 되면 수면으로 떠올라서 공기 중의 산소를 취하기 위한 호흡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붕어가 다 떠올랐다고 표현하는 이 시간대에 낚시가 잘 안 되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을 것이다.
반면에 큰 씨알의 붕어들은 연안보다는 저수지나 강 등 수계의 중앙부에 떼를 지어 떠 있으면서 휴식을 한다. 이러한 모습은 높은 위치에서 관찰을 해야만 볼 수가 있는데 월척급 이상의 붕어가 수십, 수백 마리씩 무리를 지어서 움직이지 않고 떠있는 모습을 보면 장관이다.
이들은 어린 붕어들처럼 뻐끔대면서 공기호흡을 하지 않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대기와 접촉하고 있는 표층수면으로 녹아드는 산소를 수면가까이로 접근하여 취하는 동작으로 마치 떼를 지어 일광욕을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때에도 돌을 던지거나 충격을 주면 급하게 도망을 하거나 하지 않고 슬그머니 가라앉았다가 잠시 후면 다시 떠올라서 같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도 해가 지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무리가 분산되면서 가라앉아 보이지 않게 되는데, 그 이후시간에는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다.
물이 시원한 곳은 용존산소량도 많다.
그렇다면 혹서기 고수온일 때 낚시터와 포인트는 어디가 좋을까? 우선은 사람이 시원한 곳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이 시원한 장소는 붕어도 시원하기 때문이다.
혹서기 야외활동 시에는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것도 문제지만 이는 사람이 주의하면 해결되는 것이나 붕어가 고수온에 노출되어 움직이지 않는다면 입질 자체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산간의 계곡지나 큰 나무의 그늘이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며, 특히 유념할 것은 물의 순환이 잘되는 장소나 포인트를 선택해야 용종산소량이 많은 시원한 물에 찌를 세우고 즐거운 낚시를 할 수가 있다.
항시 적당한 량의 물이 유입되고 적당한 량의 물이 흘러나가는 등의 물 순환이 잘되는 장소는 어느 정도 햇볕에 노출이 되는 장소라도 고수온상태에서 벗어나서 용존산소량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게 되어 붕어가 활발한 활동을 하므로 좋은 장소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과 한밤중에 집중하라.
앞에서 한낮시간의 붕어들은 피서와 일광욕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한낮시간은 사람도 더위에 지치기만 하고 집중을 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붕어의 입질을 받기가 어려우니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고, 실제로 집중을 해야 할 시간은 붕어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해가 떠오르기 전 후의 시간과 해가 지기 전 후의 시간대 또는 한 밤중에 수온이 떨어진 시간대이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대의 구분은 먼동이 트는 시간으로부터 시작해서 해가 떠오르고도 수온이 아직 뜨거워지지 않은 아침나절(오전 9시 이전)을 말하며, 해가 지기 전 후의 시간대 구분은 해가 서산에 걸린 시간으로부터 뜨거워졌던 표층수온이 서서히 하강하고 있는 초저녁 시간(밤9시)을 말하고, 한 밤중의 집중시간대 구분은 자정을 전 후한 시간으로 물의 대류(표층수와 심층수, 상류와 하류, 연안과 중심)가 이루어지는 밤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를 말함이다.
물론 한낮시간에도 간혹 입질을 해주는 붕어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더위에 지쳐가면서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낮낚시를 지속하기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어서 즐거운 낚시가 되지 못한다. 더구나 여름철의 낮 시간대에는 피라미 등 잡어의 극성이 아주 심하게 나타나서 붕어낚시를 집중하여 즐기기가 어려운 시간대이다.
피라미 극성이후에 대류 따라 큰 붕어 온다.
여름철 붕어낚시에서 대표적으로 귀찮게 하는 잡어종류는 곡물류 미끼에는 피라미와 살치이고, 생미끼에는 동자개와 구구리 등이다. 또한 외래어종인 불루길도 여름철에 훨씬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며 작금에는 떡밥이나 옥수수 등 곡물류에도 덤벼들어서 귀찮게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여름철 고수온기 낚시에서는 이러한 잡어의 극성이 있어야 그 자리에 큰 붕어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여름철 혹서기가 아닌 때에는 잡어가 붙어서 귀찮게 하면 낚시를 시작해서 마감할 때까지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아 그 자리를 회피하게 되는데, 여름철에는 오후시간에 피라미가 극성을 부리고 나서 해질 무렵이 되면 약간의 대류현상이 일어나면서 거짓말 같이 피라미가 빠지고, 이 시간 이후 밤 시간이 되면 차분하게 기다리는 낚시에 큰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오후시간대에 일체 잡어의 접근마저 없이 말뚝찌 상항이라면 이러한 포인트는 붕어의 접근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그 장소의 물이 고수온시기 가스현상 등으로 용존산소량이 부족한 상태이거나, 아니면 바닥이 삭아 내린 수초더미에 의한 퇴비현상이거나, 그도 아니면 그 근처에 큰 가물치나 배스 등 포식어종이 진을 치고 있는 영역이거나 하는 이유가 있어서 붕어도 피라미 등과 같이 접근을 꺼려하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혹서기에는 피라미가 극성을 부리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인내하고 기다려야한다. 피라미가 활발한 장소는 고수온 시기임에도 그 물의 상태와 바닥토양의 상태가 좋다는 의미이고, 먹이 사슬의 최상층인 포식어종이 진을 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대류가 일어나게 되면 그 흐름을 따라서 큰 붕어가 접근을 하게 되므로 낮 시간에 피라미가 지나가고 나면 밤 시간에는 큰 붕어를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먼 거리와 가장자리에 극과 극으로 찌를 세워라.
여름철 혹서기가 되면 붕어의 회유활동이 극과 극을 이룬다. 당일의 기상과 포인트 바닥 경사, 수초여건 등에 따라서 어느 경우에는 먼 거리까지만 회유선이 형성되어 더 이상의 접근이 없다가도 어느 때는 아주 낮은 수심대인 가장자리로 접근하여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체적으로 동풍계열의 바람이 불어 표층수온이 급강하 하는 날이나 주변이 소란스러운 날은 회유선이 먼 거리에 떨어져서 이루어지고, 그 외의 대부분의 날은 수온보다 먼저 하강하는 지열영향에 의해서 먼저 선선해진 가장자리 쪽으로 붕어가 최대한 접근하여 먹이사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사람의 통계적인 입장에서 분석한 것이고, 수중의 붕어는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자연현상까지를 예측하여 활동을 하게 되므로 대 편성 시에는 중간지대의 먼 거리에 한두 대의 찌를 세우고, 나머지 대는 주로 연안 가장자리를 좌우로 하여 갓낚시 개념으로 찌를 세우는 것이 좋다.
특히 혹서기 고수온 때의 붕어들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낮 동안은 일정 구역에서 휴식을 하다가 여건이 좋아지면 먹이사냥을 나오게 되는데, 이때에는 먹잇감이 되는 물벼룩, 새우, 참붕어 등이 주로 활동하는 가장 연안지근거리까지 하루 밤에 한번은 꼭 다녀간다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 찌를 세워놓고 기다려야 좋은 입질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혹서기에는 수초가 만능이 아니다.
봄부터 자라오르기 시작한 하절기의 수초는 대부분 다자라서 밀생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수초지대는 물의 순환이 잘 안 되고, 일부 수중 잎은 고수온에 의해서 삭아드는 시기가 되며, 또한 이러한 곳에는 플랑크톤이 많이 형성되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된다.
그런데 밀생한 수초로 인하여 물의 순환이 잘 안 되게 되면 그곳의 물은 신선도가 떨어지게 되며, 잎이 삭아들면서는 다량의 탄소를 수중에 배출하게 되고, 수초를 끼고 생성되는 플랑크톤이 소멸되는 과정에서도 수중에 탄소를 방출하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혹서기의 수초지대에는 가스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가스현상이 발생되면 붕어가 그곳으로 접근을 하지 않게 되며, 혹 접근을 하더라도 떠서 이동을 할 뿐이다. 그러니 이러한 포인트에서는 입질을 받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혹서기에는 수초를 공략하기 위한 포인트를 선정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로 물의 순환이 없는 밀생수초지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곳은 수중에 가스현상이 발생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물속으로 손을 넣어 수초를 제켜보아서 쾌쾌한 냄새가 나면 그곳은 가스현상이 아주 심한 곳이니 피해야 한다.
셋째로 썩은 부유물(삭은 청태, 죽은 플랑크톤의 찌꺼기덩어리 등)이 수초사이에 밀려와 있거나 수중의 수초줄기에 달라붙어있다면 이런 곳도 회피해야할 장소다.
혹서기에 큰물이 유입되면 그 시간이 찬스다.
큰비가 내려서 오름 수위를 타는 낚시 내용은 지난 글에서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지난 글을 구독하지 못한 독자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볼 수가 있음)
그런데 그러한 오름 수위 현상은 꼭 큰비가 내려서만이 아니고 양수형저수지에서 대량으로 양수가 이루어질 때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장기간의 갈수상태에서 대량 양수가 이루어지면 그 오름수위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이러한 호조황 현상은 현재진행형으로 물이 들어오는 그 시간대와 그 장소이다. 그것은 양수를 통해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이 수온이 낮아 시원한 물인데다가 용존산소량이 많아서 신선하기 때문에 고수온과 갈수에 지친 붕어들이 대거 그곳으로 모여들어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마침 이 글을 쓰기 바로 전 주에 필자가 ‘섬 붕어낚시 여행’ 방송프로그램 촬영을 위한 장소를 찾다가 광주 광산낚시 허형 사장이 적합한 장소를 찾았다며 극심한 갈수상태의 저수지 사진을 메일로 보내와서 그것을 보고 갈수상태의 낚시를 하기위해 압해도로 출조를 하였는데, 마침 당일에 양수를 대량으로 하는 호기를 만나서 양수된 물이 유입되는 지점 주변을 포인트로 하고 촬영을 하였다.
** 극심하게 물이 빠진 저수지 전경
** 수로물을 양수하여 유입되고 있는 모습
** 양수구 옆 물흐름의 가장자리에 대편성하고 입질 받은 모습
그 결과는 사진으로 보는 바와 같이 4짜붕어를 비롯한 씨알 좋은 붕어를 만나는 호조황 모습의 프로그램을 촬영 하였다.
** 첫 입질에 나온 붕어 (혹서기라도 새물이 유입되는 곳에는 낮 시간에도 큰 붕어가 접근한다.)
** 41.5cm 붕어 (FTV 붕어愛 섬 촬영 중)
바로 갈수상황에서 고수온을 겪던 악조건의 저수지에 새물이 유입되면서 수온이 하강하게 되고, 급속히 불어나는 물로 인하여 용존산소량이 풍부해졌기 때문에 붕어들이 활성을 보였던 것이다.
이렇듯 혹서기의 고수온 상태 낚시에서는 새물유입 등을 비롯한 적정수온유지와 용존산소량의 증가가 조과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낚시이론 & 저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붕어의 새우사냥(영상) (0) | 2012.09.04 |
---|---|
입질이 없을 때의 판단과 대처(옮길까? 말까?) (0) | 2012.08.31 |
장마기 낚시와 오름 수위 특수 (0) | 2012.06.15 |
봄 배수기 낚시의 해법 (0) | 2012.05.14 |
수초작업은 최소한만 하라. (0) | 2012.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