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론 & 저술

대물낚시 미끼의 의문과 믿음-확인할까? 기다릴까?

樂水愚人 평산 2012. 1. 9. 12:15

평산의 붕어낚시 상식

평 산 송  귀  섭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대물낚시 저자, 현 FTV 붕어愛섬 방송진행) 

 

    대물낚시 미끼의 의문과 믿음

   지금 확인할까? 그냥 기다릴까?

  대물낚시를 접하여 채비와 미끼사용 요령을 어느 정도 터득하고 나서 낚시터 현장에 나가 찌를 세워놓고 바라보고 앉아 있노라면 처음에는 곧 대물붕어가 찌를 밀고 올라올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

그러나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흐르는데도 찌에는 미동이 없고, 바라만 보고 있기가 지루해지면 과연 바늘에 미끼가 잘 보존되어 붙어있는지... 혹 미끼가 떨어져나가고 없는데 그대로 두고 바보처럼 앉아있지는 않는지... 하는 온갖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수초 속에 어렵게 세워둔 찌를 꺼내어 미끼를 확인하고 다시 세울 생각을 하면 또 그도 걱정이다. 더구나 어두운 밤이 되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참 갈등이 생긴다. 그대로 두고 보자니 아무래도 바늘에 미끼가 손상되어 버리고 없을 것만 같고, 꺼내어 미끼를 확인하자니 다시 찌 세울 일이 걱정이고.......


내 미끼를 믿어라.

  대물낚시의 기본은 기다림이다. 이 기다림이라는 것은 두 눈을 부릅뜨고 찌만 바라보면서 꼬박 밤을 지새우는 것도 있지만, 그 근본은 모든 불필요한 동작을 자제하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 정숙한 상태로 찌에 집중하면서 입질을 할 때까지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즉 자주 채비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혹은 자주 옆자리를 왔다 갔다 움직이는 등의 불필요한 동작을 하면서는 밤을 꼬박 지새웠더라도 ‘기다리는 대물낚시’를 했다고는 말 할 수가 없다.

오히려 한 밤중 피로가 몰려오는 취약시간에 잠시 눈을 붙이고 휴식을 했더라도 나머지 시간은 한 자리에 정숙하게 앉아서 채비를 그대로 두고 차분히 집중하는 낚시를 했다면 그 사람이 ‘기다리는 대물낚시’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간을 기다려야 하는가? 이는 말할 필요도 없이 낚시를 시작해서 끝날 때 까지를 말함이다.

만약 자기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앉아서 집중한 상태로 밤을 꼬박 지새웠는데 찌에 일체의 건드리는 반응이 없었다면 그 미끼를 그대로 두고 밤을 지새우면서 기다리는 것이 기다림의 낚시이고, 식사시간 등 상당 시간동안 자리를 비웠다면 다시 돌아와서 미끼를 확인하여 넣고서 다음 식사 시간까지 한나절은 기다리는 것이 기다림의 낚시이며, 종종 아주 미세한 정도의 건드림이 있었다면 그 상태로 한 식경 정도의 시간(1~2시간 정도)을 기다려보다가 그 찌 채비만 꺼내어서 미끼를 확인하고서 조용히 다시 찌를 세워놓고 기다리는 것이 기다림의 낚시이다.

그런데 초보들이 하는 실수는 어느 한 찌에 미끼를 갈아야 할 상황이면 모든 낚싯대 미끼를 차례로 꺼내어 미끼를 갈아서 다시 찌를 세우는 동작을 한다.

더구나 어떤 경우는 찌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데도 한 두 시간에 한 번씩 좌에서 우로 일체의 대를 꺼내어 미끼를 확인하고는 다시 찌를 세우는 동작을 한다.

즉 자기 낚싯바늘에 미끼가 잘 달려 있는지가 궁금하여 참지 못하고 그러한 동작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것은 모처럼 접근한 대물붕어가 입질할 기회를 스스로 뺏어버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대물낚시에서만은 부지런을 떠는 것이 자발머리없는 짓인 것이다.

내 바늘의 미끼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만 대물을 만날 수가 있다.


대물붕어와의 시간줄다리기에서 이겨라.

  대부분의 대물붕어는 단독행동을 즐겨한다. 그리고 일정한 영역을 확보하고 그 영역 내에 안주하면서 필요시에만 먹이 사냥을 나선다.

마치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가 눈앞에서 한가롭게 오락가락하는 수많은 사냥감을 보고서도 때가 아니면 먹이사냥을 하지 않고 무관심한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즉 우리가 바늘에 미끼를 달아서 대물붕어의 눈앞에 넣어두고 기다리더라도 대물붕어는 때가 아니면 덥석 물어주지 않고 무관심상태로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 우리가 찌를 세워둔 그 밑에는 대물붕어가 없다. 그러니 때가 되어서 대물붕어가 사냥을 나와 접근할 때 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접근했더라도 붕어가 내 미끼를 취할 때 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물붕어는 미끼에 접근하더라도 단숨에 미끼를 취하지는 않는다. 수중관찰을 해 보면 어느 경우에는 미끼가 가라앉는 순간에 붕어가 공격적으로 덤벼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대물붕어는 미끼 근처에 와서도 일정 거리만큼 떨어져서 먹잇감에 대한 관찰을 하고, 오랜 시간동안 접근할 듯 하다가는 다시 미끼를 중심으로 한 바퀴 천천히 돌아 애초의 자리에 다시 멈추어서 바라만 보고 있고, 또다시 오랜만에 접근하다가는 슬슬 뒤로 물러서고 하기를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우리는 대물붕어의 그러한 수중행동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대불붕어가 이런 동작일 때 미끼를 확인한답시고 채비를 꺼내어 버리면 대물붕어가  그 자리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버려 그만 허탕이 되고 만다.

  이렇게 대물낚시에서의 기다림은 대물붕어와의 한 판 줄다리기다. 그러므로 미끼에 대한 믿음과 인내심을 가지고 붕어보다도 더 기다릴 수 있어야만 대물붕어를 만날 수가 있다.

결국 대물낚시는 잔챙이는 걸러내고 큰 붕어만이 취할 수 있는 큰 미끼를 달아놓고서 대물붕어가 그 미끼를 취할 때 까지 기다려서 큰 입질을 받아내는 것으로 대물붕어와의 기다림 승부에서 성패가 결정되는 ‘기다림의 낚시’인 것이다.


미끼를 확인해야 할 경우는?

  그렇다면 어느 경우이든 무조건 기다려야만 하는가? 아니다. 기다림 중에서도 찌에 나타나는 현상과 사용미끼의 변화에 따른 조치를 취하면서 기다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대물낚시는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는 게으른 낚시가 아니고,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정 중 동’(靜中動)의 부지런한 낚시인 것이다.

이제 그러한 경우를 알아보자.


  우선 상황에 따른 조치를 보자.

  다대를 편성한 대물낚시 간에 모르는 사이에 어느 찌 위치가 이동을 한 상태로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그럴 경우는 잠시 그 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보다가 전혀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면 조심스레 그 채비를 거두어서 미끼를 확인한다.

또한 깔짝거리는 찌의 반응이 몇 차례 있었는데 그 후 전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 채비도 거두어서 미끼를 확인하고 다시 찌를 세운다.

그리고 잠시라도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서는 변화가 있는 찌를 확인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4시간 이상이 경과 후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서는 전체의 찌를 확인하여 새 미끼로 교환하여 찌를 세우고 기다리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는 사용미끼에 따른 조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지렁이를 미끼로 한 경우에는 잡어류가 많이 덤벼들어 찌를 자주 움직이게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금새금새 확인해서는 안 되고,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다가 찌에 미동이 없이 멈춰있는 시간이 오래 경과하면 채비를 꺼내서 확인을 한다.

또한 지렁이 미끼는 바닥을 파고들거나 바닥침전물 밑으로 숨어드는 현상, 또는 이물질을 감고 있는 현상이 있을 수가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서 찌에 움직임이 없더라도 한식경 정도에 한 번은 고패질을 하거나 채비를 꺼내어 지렁이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찌를 세우고 기다린다.

  새우나 참붕어를 사용 시에는 찌에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한 그대로 두고 기다린다. 다만 깔짝거리는 모습이 찌에 나타나게 되면 몇 차례의 깔짝거림은 그대로 두고 보되, 연속적으로 깔짝거리다가 한동안 그런 현상이 사라질 경우에는 미끼가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그 채비는 꺼내어 확인을 한다.

  옥수수나 메주콩 등 고형미끼를 사용 시에는 어지간한 깔짝거림에도 그대로 두고 기다린다. 건드림이 있더라도 바늘과 미끼가 쉽게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찌의 위치가 변경될 정도로 심한 건드림이 있은 후에는 그 채비를 꺼내어서 확인을 한다.

  떡밥을 사용 시에는 한 두 번의 찌 움직임을 보고서도 채비를 거두어서 미끼를 새로 달아 넣어야 한다. 이미 떡밥이 풀어져 있는 경우라면 한 두 번의 건드림에도 이미 바늘과 떡밥이 분리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미끼를 손상시켜 다는 것은 기다림을 방해하는 것이다.

  대물낚시는 ‘기다림의 낚시’라고 말을 하면서도 입질을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미끼를 손상시켜 다는 경우를 간혹 볼 수가 있다. (미끼를 확인하고 싶은 유혹과 빨리 입질을 받고싶은 욕망 때문이다.)

특히 찌에 살짝살짝 깔짝거리는 입질 모습이 나타날 때는 붕어가 입질이 미약하여 못 먹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서 미끼를 손상시켜 달아 쓴다.

정말 그럴까? 아니다.

그렇게 입질을 빨리하게 하여 낚아 낸 물고기는 대부분 잡어이거나 아니면 대물급이 아닌 붕어가 나오기 마련이다.(즉 대물급 붕어는 그런 짓을 잘 하지 않는다.)

이렇게 미끼를 손상시켜버리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수중의 잡어류이고, 그 다음으로 좋아서 덤벼드는 것은 중치급 이하의 붕어들이다.

그러니 만약 잡어나 잔챙이가 한 마리도 없이 월척급 이상의 큰 붕어만 있는 수중세계라면(특히 동절기에) 먹기 좋도록 미끼를 손상시켜서 넣어주는 것이 입질을 빨리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으나, 대부분의 수중세계는 그렇지 못하여 큰 붕어가 차분히 접근하기 이전에 이미 잡어나 잔챙이 붕어가 먼저 미끼를 취해버리는 역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끼를 손상시켜 달아놓고는 대물낚시 특유의 ‘기다림의 낚시’를 한다고 할 수가 없다.

대물낚시의 씨알변별력 즉 수중의 그 많은 생물들 중에서 붕어 대물급 만을 입질하게 하여 낚는 대물낚시는 오직 미끼만이 그 씨알선별력을 갖는 것이고, 그 미끼는 크고 싱싱할수록 더 선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미끼를 손상시켜 놓고서 대물붕어만을 골라서 낚아내겠다고 한다면 수중에서 그 손상된 미끼 옆에 있는 잡어나 중치급의 붕어가 웃는다. 그리고 덥석 덤벼들어 물어뜯는다.

이렇게 미끼를 손상시켜 놓고도 어쩌다는 대물급 붕어를 만나는 경우도 있겠으나 그 어쩌다의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입질은 빠르되 씨알은 요망하는 대물이 아닌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므로 미끼를 손상시켜 다는 것은 기다림의 대물낚시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니 입질을 빨리 유도하고 싶다면 미끼손상보다는 그 계절과 특정 포인트 상황을 먼저 고려하고, 그에 맞추어서 잘 듣는 대물미끼종류를 잘 선별하여 사용하는 것이 노련한 대물꾼이 타당하게 구사하는 대물미끼의 활용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