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대물낚시 책 원고(원본)

제 13 장 제압과 유도

樂水愚人 평산 2020. 2. 19. 19:43

제 13 장 제압과 유도

 

제 1 절 제 압 요 령

대물낚시에서 찌가 천천히 솟아오르는 입질을 보고 환희를 느끼는 것이 찌 맛이라면, 챔질을 하여 대물붕어를 걸었을 때 손에 부딪혀오는 육중한 감각과 철퍼덕! 하는 초기 힘겨루기부터는 가슴이 울렁이는 손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모처럼 입질을 받고 대물붕어를 걸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히 제압을 하지 못하면 그만 떨어뜨리게 되어 허탈하게 되고, 또한 초기제압을 적절히 하지 못하여 장애물에 걸리거나 옆 낚시채비를 감게 되면 손맛은커녕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럼 어떻게 제압을 해야 할 것인가?

작은 씨알의 붕어를 걸었을 때에야 비록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웬만하면 제압을 하여 어떻게든 낚아 올리겠지만 월척급 이상 대물붕어의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월척붕어는 그 자체 무게만 해도 400~500g이나 된다. 영양상태가 좋은 35cm 이상 대물붕어는 1kg이 넘기도 한다.

이러한 무게의 다른 물체를 낚싯줄 끝에 매달아서 깊은 물속에 넣어놓고 꺼내려 하면 낚싯대의 휨세 때문에 수면에 띄울 수가 없다. 하물며 붕어는 필사적으로 도망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니 그 무게감은 몇 배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무게감이 있는 대물붕어를 성공적으로 제압하면서 그 제압과정의 첫 대결에서 부터 완전 항복을 받아낼 때까지 손맛의 희열을 충분히 즐기기 위한 요령, 그것이 여기에서 알아보고자 하는 제압요령이다.

 

o챔질과 동시에 대를 세워라.

찌 놀림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챔질을 하여 대물붕어를 걸었을 때, 대를 적시에 잘 세우느냐 못 세우느냐 하는 것이 대물붕어와의 힘겨루기에서 이기느냐 지느냐를 결정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만약 챔질 초기에 대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월척급 이상의 대물붕어인 경우 대부분은 낚아내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챔질 후에는 챔질과 거의 동시에 낚싯대를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 만약 수직으로 까지 세울 수가 없을 정도로 대물붕어가 버틴다면 수직에 가장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다가 기회가 되면 곧바로 세우면 된다.

이렇게 대를 세워야 하는 것은 낚싯대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대를 세우지 못하고 대형급 붕어와 직접 힘을 겨루게 되면 물고기와 낚싯줄과 낚싯대가 일직선상으로 마주보고 당기는 힘의 영향을 받게 되므로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하지 못하고 물고기의 도망하려는 힘을 그대로 감당해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바늘이 견디지 못하고 펴지거나 부러지게 되고, 혹은 원줄이 끊어지거나 목줄이 끊어질 우려가 있으며, 붕어의 입술이 찢어지면서 그만 놓치게 되고 만다.

그러나 대를 성공적으로 세우게 되면 물고기가 힘을 쓰더라도 낚싯대의 휨세에 의한 탄력을 충분히 이용한 완충작용으로 물고기의 힘을 분산시켜 적절히 제압을 할 수가 있다.

그렇더라도 힘이 아주 강한 대물일 경우는 물고기의 힘에 의해서 대가 끌려가서 쉽게 대를 세우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하여 만약 무리하게 힘으로 당겨서 대를 세우려고 하면 대가 부러지고 마는 손상을 보게 되므로 한 순간 물고기의 힘이 거세게 전달되어 올 때는 자기의 자세를 적절히 낮춰가면서 힘을 조절하여 대를 세워야 힘겨루기에서 성공할 수가 있다.

특히 4짜급의 대형 붕어나 잉어, 향어, 가물치 등 힘이 아주 강한 물고기와의 힘겨루기에서는 그 자리에서 대를 세우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안전한 낮은 지대로 발을 옮겨 가면서 유도하여 대를 세워 제압하는 것이 필요하다.

 

o 원줄을 주지 말고 공기를 먹여라.

일단 대를 세우는데 성공하면 90% 이상 제압에 성공했다고 보아도 된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대를 세웠다고 하더라도 물고기는 순간순간 용을 쓴다.

이렇게 2차, 3차 큰 힘을 쓸 때 자칫 세웠던 대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팽팽했던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면 그 물고기는 그만 바늘털이를 하여 떨어져 나가버리고 만다. 이런 경우를 원줄을 준다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혹 자기 자세를 낮추거나 낚싯대를 낮추어서 제압을 하더라도 원줄은 항상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원줄을 팽팽히 한 상태로 버티면서 약간의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서서히 힘이 빠져가는 붕어가 물위로 떠올라서 공기 호흡을 하게 되고, 이러한 공기호흡이 거듭될수록 떠오른 횟수에 비례하여 힘이 빠진 붕어가 스스로 수면에 떠올라 배를 깔고 항복하게 된다.

붕어는 외부공기를 흡입하여 아가미세파에 외부공기가 유입되고, 뱃속의 공기주머니인 부레에 공기가 꽉 차게 되면, 바늘이 입에 걸려 있어 스스로 공기를 뱉어내어 조절을 하지 못하므로 급격히 힘이 빠지고 물속으로 파고들지를 못하게 되어 수면에 떠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위로 올라오게 하여 바람을 먹이면 쉽게 제압을 할 수가 있다.

 

o 장애물이 없다면 충분한 손맛을 즐겨라.

대물낚시에서는 대물붕어를 걸어서 초기에 강제제압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 왔지만 대물낚시를 하더라도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 포인트에서 대물붕어와 대결을 벌여야 할 때가 더러 있다.

이런 때에는 챔질과 동시에 낚싯대를 90도 각도로 세우고 붕어가 힘을 써주는 데로 손맛을 즐기면서 서서히 떠오르도록 여유 있게 제압하는 것이 무리 없이 대물을 제압하면서도 손맛을 배가시키는 요령이다.

그러나 대물붕어나 잉어, 향어 등 큰 물고기는 쉽게 수면에 떠주지를 않고 온 힘을 다하여 전방, 좌우로 차고 나가려고 한다.

이때 물고기가 힘을 쓰고 차고나가는 방향으로만 낚싯대를 따라가면서 대를 세우려 하면 결국은 대를 세우는데 실패하고 떨어져 나가고 만다.

이런 때는 차고 나가는 물고기의 머리를 돌려세워야 하는데, 물고기의 머리를 돌려세우는 요령은 물고기가 힘을 쓰는 진행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낚싯대를 수면에 수평이 되도록 눕혀서 낚싯대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 요령은 마치 바다낚시나 루어낚시에서 대물을 제압하는 요령과 같으며, 낚싯대를 반대방향으로 눕히면 낚싯대 허리의 탄성에 의해서 물고기가 머리를 돌려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머리를 돌려 세우면서 서서히 대를 세우면 성공적으로 제압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일차 제압이 성공하여 대를 세우고 나면 여유를 가지고 아주 천천히 손맛을 만끽하면서 붕어가 완전히 항복하고 수면에 벌렁 드러누울 때까지 차분한 진행을 하는 것이 큰 손맛이다.

 

o 장애물이 있으면 강제집행을 하라.

장애물이 있는 곳에서의 제압은 일단 챔질과 동시에 붕어를 수면에 강제적으로 띄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수초 밭에서 낚시를 할 때는 낚싯대나 채비를 강하게 하고, 원줄도 약간 짧게 채비하는 것이다.

또한 수초 속에서 붕어를 수면에 띄울 때에는 붕어의 힘을 역이용할 줄 알아야 제압을 쉽게 할 수 있다.

붕어는 챔질과 동시에 본능적인 도망을 위해서 강하게 꼬리를 친다. 이렇게 꼬리를 강하게 치면 스스로 추진력을 갖게 되는데, 이때 머리 방향을 위로 향하게 하고 그 힘을 이용하여 쳐올리면 붕어가 순간적으로 수면으로 올라와서 철퍼덕 거리게 된다.

이렇게 일단 수면으로 띄워서 버틸 수 있게 되면 비록 수초 밭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초기 1단계 제압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순간의 힘에 의해서 옆의 장애물 쪽으로 진행을 하면 앞서 언급한 머리를 돌려세우는 요령으로 재빨리 머리를 돌려세워서 다시 띄우기를 시도해야 하고, 그런 동작이 여러 차례 반복되더라도 침착하게 수면에 띄울 때까지 반복해서 제압을 해야 한다.

 

o 제압간의 응급조치

제압단계에서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챔질 순간에 수초에 처박거나 장애물에 감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때에는 무리하여 당기지 말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여 붕어를 빼내야 하는데, 그 기본은 걸린 붕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에 수초에 걸렸다고 하여 무리하게 힘을 주어 잡아당기게 되면 이미 수초를 감고 있거나 깊숙이 박혀있는 대물붕어는 한동안 긴장하여 전혀 움직임이 없으므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따라서 원줄이 끊어지거나 목줄이 끊어지거나 아니면 붕어의 입이 찢어지면서 그만 떨어져 버리고 만다.

연약한 침수수초라면 그나마 수초가 뽑히거나 끊어지면서 나올 수도 있겠으나 강한 정수수초나 뗏장수초 등의 경우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때에는 줄을 약간 팽팽하게 하고 잠시 버티다가 살며시 놓아주다가를 반복하여 붕어가 정신을 가다듬고 움직이기를 기다려서 어느 순간 붕어가 움직이게 되면 이때 당겨내면서 제압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도 붕어가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낚싯대를 원줄과 일자가 되게 하여 살며시 힘을 가하면서 당겨보고, 그래도 당겨지지 않는다면 낚싯대를 받침대에 고정시켜 놓고 잊어버리고 기다리다 보면 붕어가 스스로 풀고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다.

만약 이렇게 바늘에 걸린 붕어를 이용하지 않고 무리하게 빼내려 하면 낚싯대가 파손되거나 채비가 손상되어 애를 먹는다.

 

제 2 절 대물붕어의 유도요령

o 유도 간에 손맛을 극대화한다.

대물붕어낚시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맛이 환상적인 찌맛과 짜릿짜릿하고 뭉클한 손맛이다.

손맛은 챔질과 동시에 초기 제압과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도과정에서 극대화 한다.

이러한 대물붕어의 유도과정에서는 손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염두판단을 해야 한다. 즉 버티고 있는 대물붕어를 놀리면서 손맛을 차분히 볼 것인가, 아니면 손맛이 줄더라도 빨리 강제 집행을 해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놀릴 경우는 안전한 상황에서 낚시의 맛을 충분히 느끼기 위함이고, 강제집행을 할 경우는 수초 등 장애물이 있는 위험지역을 우선 탈출하게 하기 위함이다.

 

- 놀릴 경우

놀릴 경우는 붕어가 힘을 쓰는 데로 대물붕어가 스스로 항복하여 수면에 뜰 때 까지 여유를 가지고 유도 한다.

이때는 붕어가 힘을 쓰는 방향에 따라서 적절히 낚싯대 방향을 좌우로 젖히면서 가지고 노는 것이 손맛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다.

1차 제압 시에 일단 수면에 떠서 공기를 마신 붕어는 다시 수중으로 파고들더라도 점점 힘이 약해지면서 앞 쪽으로 끌려오게 되고, 서너 차례 떠올라서 공기를 마시게 되면 수면에 배를 드러내고 항복을 하게 되는데, 이때까지가 놀림의 과정이다.

다만 놀림 시에 주의 할 것은 절대로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놀림과정에서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면 붕어는 용하게도 바늘 털이를 하고는 빠져나가 버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줄을 끝까지 팽팽하게 하고 놀리면서 원줄과 낚싯대를 통해서 전해오는 손맛을 극대화 하는 것이 요령이다.

 

- 강제집행 할 경우

강제집행은 대물붕어로 하여금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나게 하여 발 앞으로 끌어 오거나 안전지대에서 손맛을 보기위한 1차적인 안전조치이다.

이때는 챔질과 동시에 강제집행이 이루어 져야한다.

이후에 만약 일부의 수초더미를 벗어나서 안전지대로 붕어가 나오게 되면 그때부터는 놀리면서 손맛을 보게 되나, 만약 수초가 전면을 덮고 있는 포인트라면 1차 강제집행 해서 수초위로 올린 붕어를 지체 없이 미끄럼 태우듯이 끌어와야 하고, 수몰나무 등 수중 장애물이 있는 곳이라면 수면에서 철퍼덕 거리는 채로 내 앞으로 곧바로 날리다시피 끌어와야 한다.

강제집행에서 중요한 것은 일단 수면이나 수초 위로 띄운 붕어가 다시 수중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끝까지 수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수초위로 올렸던 대물붕어가 잘못하여 다시 수초 속으로 파고들어 버리면 거의 띄우기가 어렵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혹 수초나 기타 장애물에 걸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때는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붕어가 스스로 풀고 나오도록 여유를 가지고 유도하되 풀리는 즉시 다시금 강제 집행을 해야 한다.

 

- 머리 돌리기

이렇게 유도하는 과정에서도 붕어는 본능적으로 수초나 장애물 등이 있는 안전지대로 처박으려는 습성이 있으며, 더욱이 사람의 인기척을 감지하게 되면 힘이 빠졌던 상태에서도 순간적으로 도망을 하기 위해서 최종단계까지 힘을 쓴다. 더구나 안전하다고 느낄 대쯤 붕어가 퍼덕이면 이미 바늘구멍이 넓혀져 있는 상태이므로 빠져 나가기가 쉽다.

따라서 제압 이후에 최종단계까지 유도를 잘 해야 붕어가 수초나 기타 장애물에 처박는 것을 방지 할 수 있고, 또한 옆의 낚싯대에 엉기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만약 제압했다고 생각하는 붕어가 다시 수중으로 힘을 쓰고 차고 나갈 때는 머리를 돌려 세우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

이 머리를 돌리는 것은 사실상 월척급 이상의 큰 붕어를 유도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붕어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실패하게 되고 만다.

대물붕어의 머리를 돌려 세우는 것은 낚싯대의 젖히는 방향에 따라서 대의 탄성에 의해 붕어의 머리가 방향을 전환하게 하는 것이다.

즉 붕어가 정면으로 차고 나갈 때면 좌, 우 한 방향으로 대를 눕히면서 탄성을 주어 붕어의 머리가 따라 돌게 하고, 이때 붕어 몸 전체가 돌아서도록 유도한다.

또한 붕어가 좌측으로 차고 나가면 우측으로 대를 눕혀주고, 우측으로 차고 나가면 좌측으로 대를 눕혀 주면서 돌려 세운다.

만약 대를 좌, 우로 눕히지 않고 붙잡고서 차고 나가는 방향을 향해서 대물붕어를 억지로 제압하려 한다면 힘의 맞대결에 의해서 붕어를 돌려세우지 못하고 떨어뜨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민물이든 바다든 대상어를 걸었을 때 이렇게 물고기의 머리를 돌려세우면서 유도하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물고기를 돌려세워가면서 유도하는 과정에서 낚시의 참 맛이라 할 수 있는 손맛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이다.

 

- 미끄럼 태우기

붕어의 머리를 내 방향으로 돌려세워서 항복을 시켰다면 이제부터는 내 앞으로 붕어를 가져오는 단계다. 이때 붕어를 내 앞으로 당겨오는 방법이 미끄럼 태우기 이다.

씨알이 작은 붕어야 쉽게 들어내도 되겠지만 월척 급 이상의 대물붕어라면 쉽게 들어내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는 미끄럼을 태우듯이 당겨 와야 하며, 당길 때에도 붕어에게 일체의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붕어는 누워서 따라 오다가도 충격을 받게 되면 그 자리에서 몸부림을 하여 떨어져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깔끔한 수면 위라면 일자로 그냥 당겨 와도 되겠지만 만약 밀생한 수초 위라면 수초의 골 자리나 가지런한 수초 위로 방향을 유도하면서 미끄럼을 태워야 안전하다.

이렇게 미끄럼을 태워 당겨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낚싯대의 세운 각도가 자기 몸 뒤로 젖혀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낚싯대를 몸 뒤로 젖히면서 당기게 되면 대 허리가 파손될 우려가 많다.

대개의 경우 월척 급 이상의 큰 붕어도 대를 세우고 팔을 높이 뻗어 유도하면 대를 뒤로 젖히지 않더라도 발 앞까지 유도가 된다. 만약 그래도 어렵다면 대를 뒤로 젖히는 것 보다는 발걸음을 뒤로 빼는 것이 오히려 좋다.

간혹 낚시 무용담을 늘어놓으면서 큰 고기를 걸어서 힘이 감당이 안 되어 그만 대 허리가 부러졌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 유도과정에서 무리하게 대를 뒤로 젖혔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낚시의 하수임을 자랑 삼아 말하는 것이다.

흠이 있거나 하여 특별히 아주 쉽게 대 마디가 부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낚싯대를 90도 각도로 잘 세우고 버티면서 유도하면 낚싯대는 그리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이렇게 미끄럼을 태우면서도 대물붕어의 경우는 신속한 동작으로 빠르게 미끄럼을 태운다. 잘 미끄러져 오다가도 간혹 한 번씩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가까이 끌려와서 여유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성급하게 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붕어에게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면서 천천히 유도한다.

 

 

제 3 절 들어내기

o 들어내기는 대물낚시를 완결하는 맛이다.

들어내기는 대물낚시의 최종 마무리 단계이다. 지금까지 잘 해 왔더라도 이 과정에서 잘 못 하면 허사가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마무리를 잘 하면 마지막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들어내기야 말로 대물낚시 전 과정을 완결하는 맛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들어내기는 손으로 들어내기와 뜰채를 이용하는 등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손으로 들어올리기

대부분의 자연노지에서 즐기는 대물낚시인들은 뜰채를 휴대하지 않는다. 이렇게 뜰채를 준비하지 않은 낚시라면 마지막 단계에서 붕어를 손으로 들어 올릴 수 밖에 없다.

이때 손으로 들어내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서는 불가피하게 원줄을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 이때 손으로 원줄을 꽉 잡는 것은 금물이다.

붕어를 들어내기 쉬운 가까운 지점까지 가져 올 때는 원줄을 손으로 꽉 잡지 말고 낚싯대를 세운 채로 손바닥 안쪽에 원줄을 지긋이 대기만 하고 유도 해 온다. 즉 붕어가 갑자기 퍼덕일 때 원줄이 손 안에서 유동을 하게하여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만약 원줄을 꽉 잡게 되면 낚싯대의 탄성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마지막 퍼덕이는 붕어의 힘과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목줄이 끊어지거나, 바늘이 빠지거나, 붕어의 입술이 찢어지면서 떨어뜨리고 만다.

다음으로 붕어를 들 수 있는 상태까지 가져 왔으면 최종적으로 들어내야 하는데, 이때는 원줄에 대고 있던 손을 서서히 내려서 봉돌 부분을 가볍게 잡고 붕어에게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들어 올린다.

그러나 붕어가 아주 클 경우는 봉돌을 잡고 들어 올리는 것도 위험한 경우가 있으므로 대물 급의 붕어라면 손을 붕어 몸체 아래로 서서히 넣어서 중심을 잡고 조심스럽게 손바닥으로 받쳐서 들어 올린다.

이때 특히 주의할 것은 도망가지 못하게 한답시고 손으로 꼭 쥐는 것은 금물이다. 손으로 쥐는 순간 붕어는 같이 힘을 쓰거나 튀어 오른다.

이런 때도 붕어는 충격만 주지 않으면 움직임이 없이 들려 나오니 사람이 먼저 안정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하다면 아주 큰 붕어나 잉어 등 무게가 있는 물고기는 수건에 물을 적셔서 몸체를 조심스레 덮고 눈을 가려 감싸서 들어내는 것이 안전하다.

 

 

 

- 뜰채 사용 시

뜰채를 사용하여 물고기를 들어 올릴 때는 뜰채로 억지로 떠내는 것이 아니고, 물고기가 스스로 뜰채에 들어가게 유도하여 들어 올리는 것이다.

항복하고 발 앞에 누워있는 붕어도 뜰채가 몸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몸부림을 하게 마련이다. 하물며 아직 저만치에서 움직이고 있는 붕어를 억지로 뜰채로 떠내려 하면 대물붕어는 계속해서 회피하려고 몸부림을 하고, 이러는 과정에서 그만 떨어뜨리고 말기가 십상이다.

따라서 뜰채를 사용 할 때는 붕어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뜰채를 먼저 절반쯤 담그고, 그 뜰채 속으로 붕어를 유도하여 스스로 들어가게 해야 하며, 붕어의 머리부터 몸 통 중간 이상이 뜰채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뜰채 앞부분을 살짝 들어서 붕어를 안전하게 담아 당겨서 들어 올려야 한다.

이렇게 뜰채를 이용하여 대물붕어를 담아 올리는 과정에도 그 맛이라는 것이 있다. 대물을 뜰채 쪽으로 유도하면서의 맛, 대물이 뜰채로 빨려 들어갈 때의 쾌감, 마지막 당겨서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의 뭉클한 희열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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