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송귀섭의 붕어낚시 상식
동절기 계절특성과 붕어낚시(2)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서
지렁이를 주요미끼로 써라.
동절기의 유망낚시터 선정은 일조량이 주요요소다.
붕어도 사람이나 지상의 생물들과 같아서 무더운 여름에는 산그늘이 지는 시원한 곳이나 수초그늘이 햇볕을 가려주는 장소에 모여들어서 주요활동을 하지만 추운 겨울에는 햇볕이 잘 드는 곳으로 찾아들어서 움직임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제한된 활동을 한다.
물론 전체의 붕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비활성집단의 붕어는 수심 깊은 곳이나 깊은 장애물 틈에 파고들어서 움직임이 없이 일정기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활성붕어집단은 겨울임에도 따스한 곳을 찾아 나와서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겨울 낚시터를 선정 시에는 일조량이 주요요소가 되며, 아침에 해가 떠서 저녁에 해가 질 때 까지 가급적 그늘이 지지 않고 햇볕이 가장 긴 시간동안 수면을 따사롭게 비추는 장소가 유리하다.
햇볕이 잘 드는 낚시터는 플랑크톤이 번성한다.
햇볕이 잘 드는 수계와 잘 들지 않는 수계의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차이는 물색이다. 즉 햇볕이 잘 드는 수계일수록 물색이 탁한 색을 띄게 되며, 그늘이 많이 지는 수계는 맑은 물색을 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수중 플랑크톤의 생성과 소멸에 의한 차이이다.
햇볕이 잘 들어서 표층수온이 오르게 되면 동절기라도 플랑크톤이 많이 생성되어 수중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미세한 플랑크톤은 안 보여도 물색이 탁하게 보이게 된다. 그러나 표층수온이 떨어져서 냉수대가 되면 이내 플랑크톤이 소멸되고 물색은 맑은 샘물처럼 변해 버린다.
그렇다면 이 플랑크톤과 붕어활동과는 무슨 연관이 있는가?
붕어는 계절 불문하고 주요 영양소 공급을 수중 플랑크톤을 취해서 얻는다. 그 다음으로는 플랑크톤 보다 먹이사슬의 한 단계 상층에 있는 물벼룩이나 기타 수서곤충을 먹이로 하여 영양공급을 받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벼룩이나 작은 수서곤충을 먹이로 취하는 새우나 참붕어 등의 작은 어류를 먹이로 취한다. 특히 큰 붕어들은 새우나 참붕어 등의 큰 먹이 사냥을 많이 한다.
그러므로 플랑크톤 생성이 활발하여 물색이 탁한 곳에 물벼룩이 모여들게 되고, 물벼룩이 모여드는 곳에 새우가 모여들게 되며, 새우가 모여드는 곳에 붕어가 사냥을 나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물색이 탁하면 경계심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으나 그 보다는 먹이사슬 형성이 더 주요 요인이다.
플랑크톤 형성이 잘되는 곳은 마을 앞의 평지형 수계이다.
동절기에 일조량이 많고 플랑크톤 형성이 잘되는 낚시터의 형태는 해안가의 평지형 저수지, 수로, 둠벙 등이다.
평지형 저수지 중에서도 산 능선이나 큰 나무에 의한 그늘이 없고 수초가 잘 분포되어 있으며 규모가 작은 곳이 유리하다.
또한 수로에서는 작은 규모의 고여 있는 수로나 혹은 큰 수로의 지류로써 물의 흐름이 없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유리하다.
또한 둠벙의 경우는 겨울바람이 직접 닿는 황량한 벌판의 논둠벙 보다는 해안가 수로와 연계하여 형성된 둠벙이나 바람막이가 되는 높은 둑 아래, 혹은 들 끝의 갈대가 띠를 두른 형상으로 바람막이가 되는 둠벙이 유리하다.
그러는 중에도 가장 플랑크톤 형성이 잘되어 유망한 곳은 대부분 마을 앞에 위치한 평지형 수계이다. 마을 앞에 위치한 저수지나 수로, 둠벙 등은 어떤 형태로든 마을에서 생활하수가 유입이 되고, 이렇게 유입되는 생활하수는 많은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미세생물인 플랑크톤이 취하는 유기물이 풍부한 물이 된다.
따라서 햇볕이 비추어 일정 수온만 유지되면 곧바로 플랑크톤이 다량으로 생성되고 그에 따라서 붕어의 활동도 활발한 현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겨울철 낚시터로는 마을을 끼고 있는 수계가 대부분 유망한 장소가 된다.
흐르는 물에는 플랑크톤 형성이 잘 안 된다.
흘러가는 강물이나 계곡에서 흘러드는 물은 항상 수온이 낮은 상태여서 플랑크톤 형성이 잘 안 되는 물이다. 따라서 그런 장소를 찾아가보면 항시 물색이 샘물처럼 맑다.
그러므로 아무리 해안가에 가까이 위치한 수계라도 계곡물이 흘러들고 그늘이 지는 계곡지와 준계곡지 그리고 항시 물이 흐르는 강물과 대형 수로의 본류는 겨울철 낚시터로써 불리하다.
이러한 계곡형 저수지와 흐르는 강, 수로, 또는 댐의 붕어는 대부분 겨울이 되면 적정 수온 대를 따라서 깊은 수심대나 깊은 곳의 장애물 속 등 일정 장소에 운집하여 그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월동을 하면서 우리가 낚시를 구사하는 연안에는 접근을 잘하지 않는다.
그러니 흐르는 물은 동절기 장소 선정 시에는 일단 제외하는 것이 좋다.
포인트 선정의 주요요소는 물색과 수초분포이다.
어느 낚시터를 선정하고 현장에 도착하여 세밀한 포인트를 정할 때의 주요요소 중에서 물색과 수초분포가 가장 비중 있게 적용되는 것은 사실 사계절이 다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동절기에는 그 요소의 중요성이 배가된다. 그것은 붕어 자체의 접근이 그 포인트에 있거나 없거나가 극과 극을 이루기 때문이다.
즉 하절기에는 붕어의 광범위한 회유와 집어에 의한 유혹으로 접근시키는 등의 추가적인 시도가 가능하지만 동절기가 되면 그 포인트에 접근과 이탈에 관한 일체를 자연 속 붕어의 제한적인 행동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색이 맑고 수초가 없는 곳, 즉 붕어가 머무르지 않을 만한 곳은 동절기 동안 주요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해안가이면서 마을을 끼고 있는 수계는 대부분 유리한 장소가 된다고 앞에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플랑크톤 형성에 의한 물색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같은 장소에서도 우리가 낚싯대를 펼칠 포인트를 선정하기 위해서 돌아보면 부분 부분마다 물색에 차이가 난다. 같은 수계에서도 플랑크톤이 잘 형성되는 부분과 잘 형성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는 저수지나 수로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어느 출조장소가 선정이 되면 낚시자리를 함부로 잡지 말고 다 돌아보면서 물색을 면밀히 관찰하여 조금이라도 탁한 물색을 보이는 포인트에 낚싯대를 편성해야 유리하다.
대개의 경우 수심이 얕으면서 긴 시간동안 햇볕이 들고, 삭은 수초더미가 있으며, 바람막이가 잘 되는 곳이 물색이 탁한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곳이 유망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수초가 있는 곳에 붕어가 모여든다.
겨울철에 중심부를 노리는 릴낚시를 구사해보면 큰 붕어를 만나기가 쉽다, 그것은 동절기 동안 중심부 쪽에 머무는 붕어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겨울 침수수초 새순이 중앙에서 자라 오르고 있는 저수지에서 릴낚시를 구사하면 더 많은 입질을 받는다.
반면에 연안에서 구사하는 대낚시의 경우는 제방 석축 앞 침수수초 새순지대나 가급적 삭아 누운 수초를 끼고 대편성을 해야 붕어의 입질을 받기에 유리하다.
이렇듯 겨울붕어는 중심부와 연안의 침수수초 또는 삭아 누운 수초지대로 구분되어 그곳을 근거지로 하여 생활하는 것이다.
특히 대물낚시를 구사하면서의 포인트는 연중 대부분이 수초를 떠나지 않는데, 이러한 것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증가한다.
수초가 있는 곳에 붕어들이 모여드는 현상은 사실 앞에서 설명한 플랑크톤부터 새우까지 먹이사슬의 형성원인 때문이다.
우리가 눈으로 관찰을 해보아도 삭아 누워있는 수초의 공간을 보면 대부분 다른 지역에 비해서 물색이 탁하다. 그리고 그 안쪽을 세밀히 관찰해 보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물벼룩 등의 미세 수서곤충을 관찰할 수가 있다. 또한 그 물을 떠서 현미경으로 확대를 해 보면 부유생물인 플랑크톤이 수없이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것은 붕어의 주요 먹이이고, 그래서 붕어들은 수초가 있는 곳으로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곳이라야 겨울철 포인트로써 큰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얼음낚시라고 하더라도 다르지 않다.
겨울철 붕어는 먹이를 가린다.
변온동물의 특징이 저수온기가 되면 먹이를 먹지 않거나 적게 먹는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의 대상인 붕어는 변온동물이면서도 겨울에도 먹이를 취하는 동물이다. 다만 붕어도 겨울철에는 먹이를 가려먹고 그 양을 적게 먹는다.
붕어가 먹이를 가리는 것은 소화 흡수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겨울철 붕어는 활동을 제한하면서도 저수온을 견뎌야 하므로 고단백질을 요구하면서도 소화흡수가 잘되는 먹이를 우선으로 취한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어떤 미끼가 유리한가?
답은 지렁이나 구더기 등 고단백이면서도 소화흡수가 쉬운 동물성 먹잇감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지렁이 혐오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지렁이를 꼭 챙겨서 출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렁이를 꿰는 마리수도 하절기에 비해서 적게 하되 큰 지렁이라면 한마리만을 꿰어 사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특히 얼음낚시를 하면서도 대물낚시를 한답시고 큰 지렁이를 여러 마리 치렁치렁 꿰어서 넣어놓고 기다리는 낚시행위는 겨울 붕어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서투른 행동이다.
그러나 만약 지렁이를 쓰고 싶지 않아서 다른 미끼를 원한다면 새우나 참붕어를 쓰되 아주 작은 것을 골라서 사용하거나 새우의 머리 혹은 참붕어의 머리를 손상시켜서 지렁이처럼 취하기 쉽고 소화흡수가 잘되도록 해서 쓰는 것이 좋다.
이는 평소에 필자가 주장하는 ‘대물낚시를 할 때는 미끼를 손상시키지 말고 사용하라.’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인데, 동절기에는 잡어나 잔챙이 붕어가 먼저 덤비는 현상이 별로 없고, 붕어의 활동성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이렇게 응용력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는 중에도 잔챙이가 먼저 덤비게 되면 그날은 붕어의 활성도가 높은 날이므로 즉시 미끼손상을 중지해야만이 잔챙이를 피하고 대물붕어를 기다리는 입질을 유도하기에 유리하다.
동절기에 느끼는 낮낚시와 밤낚시의 맛은 다르다.
필자는 한 겨울철 낚시에서만은 낮낚시를 많이 강조한다. 우선은 낮 시간이 밤 시간보다 포근하고 즐기는 낚시를 구사하기에 좋으면서 바로 수중에서 붕어가 활동하는 눈높이에 맞추어서 하는 낚시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동절기에는 대물낚시나 마릿수 낚시나 아침시간부터 낮 시간대가 오히려 유리하다.
“진정한 대물낚시인은 낮 낚시는 하지 않는다.”라고 멋지게(?) 말하면서 해가 지기 전에는 미끼도 꿰어 넣지 않고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어찌 보면 대자연에 순응하는 낚시를 좋아한다면서 겨울철에 한해서는 오히려 대자연의 섭리를 무시하는 언행이다.
즉 대자연의 섭리에 의해 대물붕어의 움직임이 없는 밤시간대에는 열심히 낚시를 하고, 막상 붕어가 움직이면서 먹이활동을 하고자 하는 낮시간대에는 낚시를 접고 일어서버리니 대자연에 순응하는 면에서만 본다면 붕어만도 못한 행동인 것이다.
겨울철 낮낚시에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첫째는 내가 대자연의 일부로 녹아들어 있는 모습을 스스로 보면서 낚시를 즐기는 것이고, 둘째로는 찌가 오르는 모습에서 밤의 찌불 대신에 예쁘게 칠해놓은 찌톱의 색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찌 맛이야 캄캄한 밤에 케미컬라이트가 환상적으로 밀고 올라오는 모습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밝은 낮에 3색의 찌톱이 서서히 오르는 모습도 그에 못지않다.
셋째로 또 한 가지 맛은 붕어를 탐색하는 맛이다.
앞서 겨울철의 붕어는 활동성이 적다고 했다. 그러니 수초직공채비 낚싯대 한 대를 들고 붕어를 탐색하면서 수로와 둠벙을 찾아 포인트를 이동하는 워킹낚시를 하면 마치 골프코스를 도는 것과 같이 그 나름대로 운동도 되고 색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밤낚시를 포기해야만 하는가?
그렇지 않다.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 낮은 수온 대에 적응한 붕어는 비록 활발하지는 못하더라도 부분적인 먹이활동을 한다. 그러니 장소만 잘 선택한다면 겨울 밤낚시도 충분히 되는 것이다.
특히 함박눈이 내리는 밤 시간에 텐트 속에 들어앉아서 난로에 고구마를 구워먹거나 따끈한 커피를 끓여 마시면서 입질을 기다리는 운치는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따라서 필자는 겨울 밤낚시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고, 적절한 기상조건과 장소여건이 된다면 밤낚시도 하되, 가급적이면 편안하고 겨울붕어의 눈높이에 맞는 낮 시간에 출조를 하여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낚시터의 자연속내를 바라보는 운치를 더불어 즐기자는 것이다.
겨울낚시1~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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