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대본을 쓰다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봄바람의 꼬임에 빠져서 길을 나섰습니다.
대본 마감시간은 바빠도 봄 햇살이 너무 좋아서 한바퀴 돌고 싶어서입니다.
찾아 간 곳은 우거에서 그리 멀지않은 담양의 죽녹원.
죽녹원의 대나무는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항상 보면 나를 겸허하게 합니다.
지금부터는 보라색 옷을 입은 한 여자의 뒤를 쫓아 죽녹원을 돌겠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는 식당 앞마당에 詩碑가 서있어서 유심히 보니 西山大師의 말씀입니다.
<눈 덮힌 벌판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흐트러지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행적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것이므로...>
즉 아무도 가지 않은 눈길을 먼저 가면서 발자국 흔적을 잘 못 남기게 되면
다음사람도 무심코 잘못된 발자국을 따라서 가게 되니 조심하라는 말씀이며,
이는 행실의 신중함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필자 주)
입구에 비치된 죽녹원 안내판
대나무 숲길이 무려 2km에 달하며
애인과 손잡고는 두시간,
아내와 앞뒤로 가면 한시간,
혼자서 호젓이 가면 한시간 반이 걸리는 산책길입니다.
이렇게 한 나절 여행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보라색 옷의 여인은 내 차를 동승하여
우리집으로 와서 지금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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