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낚시박람회를 참관하고...
필자는 1998년 IMF사태로 중단되었던 한국국제낚시박람회가 부활하여 열렸던 지난 2006년부터 이번 2012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여하였습니다.
매년 강좌도 하고, 사인회도 하고, 방문객상담도 하면서 박람회가 열리는 2박 3일간은 찾아 온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차 한 잔 대접할 시간이 없었고, 개인적으로는 화장실에도 갈 시간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었는데, 금년에는 업체별 사인회 등 일체의 스케줄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자유인으로 참여하였으므로 조금은 여유 있게 박람회를 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가 정신없이 보냈던 여느 박람회 때와는 달리 마음이 쓰이는 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되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박람회장의 2박 3일 일과
우선 필자가 활동했던 사항들부터 얘기 해보겠습니다.
필자는 이번에 아주 크고 하려한 대형업체를 들러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으나 그보다는 알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낚시계의 진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군소 영세업체들을 주로 돌아보고 그곳에서 의견교환을 많이 했습니다.
낚시박람회장 전경-일산 킨텍스
박람회장 입구
** 금년에는 3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관하여 최고인원 참관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만큼 낚시인구가 증가하고 낚시동호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입니다.
출판사부스에서의 저자 싸인회-송귀섭의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저서 싸인
이노피싱 부스 - 자동부력조절 부레찌와 친환경 황동꿰미추 전시 (금년 9월 이후로는 납봉돌 사용이 금지됩니다.)
우경레저 부스 -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데 금년 신제품으로는 낚시회전의자를 선 보였습니다.(4월 이후 판매예정)
미라클 무받침대 - 2대에 걸친 기계공작 명인이 만든 최고의 품질. 최고급을 지켜나가 낚시전반의 문화를 고급레저로 상승시키고자 하는 사장님의 철학이 있었습니다.
박람회장의 속내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금년 박람회에 국내의 큰 조구업체가 다수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불황에 의한 어려움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하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울러서 낚시인의 축제마당에 소위 낚시전문가라고 활동하는 몇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서운했고, 언론홍보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KBS, MBC, SBS, EBS의 무보도 등과 낚시관련 방송의 활동미약)
또 한 가지 마음이 아픈 것은 일본조구업체의 대형부스나 한국조구업체의 대형부스에는 어김없이 '프로'라고 자칭, 타칭으로 불리는 낚시인들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그 수백 명 중에서 직업적으로 보장을 받는 진정한 프로는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일본부스의 한국프로 포함)
이것은 필자가 그동안 다들 적합한 대우 속에서 프로로써 활동할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필자가 앞장서서 미흡하나마 어느 정도 소득창출을 하면서 활동을 해왔으므로 후배들이 그렇게 따라오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프로는 전문성을 가지고 연봉 등의 보장을 받으면서 그 분야에 전념하여 종사해야 직업적으로 진정한 프로인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몇몇 조구업체와 만나서 그 분야에 대해서 진정한 프로육성을 위한 대화를 해보니 '사용하는 장비와 복장 등' 일부를 지원하는 그 이상은 지원이 불가하다고 해서 참 답답했습니다.
우리나라 원년프로로서 10년을 넘게 직업낚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후배들이 진정한 프로낚시인으로 보장받을 것을 기대하며 열심히 앞장서서 노력을 해왔는데, 조구업체와 낚시단체 스스로가 프로운영에 관한한 저급한 낚시문화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고, 프로라는 명예딱지 하나로 대가없이 앞장서는 낚시프로마당의 현실이 여전히 눈앞에 있었던 것입니다.
스타마케팅과 품격 있는 홍보.
바로 조구업체가 낚시스타를 키우고, 그 스타가 앞장서서 모범적이고 멋진 활동을 하면서 우리 낚시인들의 멋진 모습을 선도하여 낚시문화가 고급문화로 발전한다면 낚시도 자존심이 있는 취미활동이 되고, 그에 따라서 조구산업도 융성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에도 그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소위 낚시프로라고 활동하는 필자는 앞으로도 '낚시에 무슨 프로가 있느냐?'하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수없이 더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라건대 일부 장비 몇 점과 최소의 대가(?)를 받으면서 프로라고 표딱지를 붙이고 유니폼에 태극기까지 달고는 우리나라 조구업체와 일본 조구업체의 앞잡이로 활동하는 후배들이 빨리 자존심을 깨우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각종 낚시단체와 조구업체도 이제는 낚시문화 고양과 산업발전을 위해서 스스로 깨우쳤으면 좋겠습니다.
앞장서서 뛰는 낚시활동가가 빛이 나야 낚시가 빛이 나고 따라서 일반 낚시동호인들도 자존심이 생기고, 그에 따라서 조구업체도 활발해 지는 것입니다.
이제는 방송, 잡지에 실리는 광고하나도 싸구려로 하고자 하는 흥정을 하지 말고 품격 있게 투자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국제박람회를 개최하고서도 일본의 조구업체가 더 빛이 나고, 방송을 보아도 일본 조구업체 마크가 더 멋들어지게 보이고, 잡지광고를 보아도 일본 조구업체광고가 더 비싸고 좋은 쪽에서 더 멋진 모습을 하고 있는 현실을 빨리 깨우쳐야 하겠습니다.
통합낚시단체의 출범
그나마 한 가지 고무적인 사항은 이번 낚시박람회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 낚시단체가 하나로 통합하여 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낚시단체가 서로 힘을 합하였으니 낚시계 발전과 낚시동호인의 자존을 위하여 더 큰 힘을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추진함에 있어서 낚시인과 조구업체, 낚시업 종사자를 대표하여 한 목소리로 의견을 통합하고 조율을 하여 정부창구에 조정역할을 잘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낚시인의 자존은 낚시단체와 낚시언론 그리고 조구업체가 앞장서서 고양시켜야 하고, 우리 낚시동호인은 정부의 제도권 안에서 보호를 받으면서 품격 있는 모습으로 낚시를 즐겨야 할 때가 도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