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장 제압과 유도
제 16 장 제압과 유도
제 1 절 제압요령
ㅇ 대 세우기
찌 놀림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챔질을 하여 붕어를 걸었을 때, 대를 잘 세우느냐 못 세우느냐 하는 것이 붕어와의 힘 겨루기에서 이기느냐 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
만약 초기에 대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면 월척 급 이상의 대어인 경우 대부분은 낚아내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최초 챔질 후에는 신속하게(챔질과 거의 동시에) 대를 수직으로 세워야 한다.
이렇게 대를 세워야 하는 것은 낚싯대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대를 세우지 못하고 물고기와 힘을 겨루게 되면 물고기- 원줄- 낚싯대가 일자형상이 되어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하지 못하고 물고기의 힘 그대로를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대를 세우게 되면 물고기가 힘을 쓰더라도 낚싯대가 탄성에 의해서 그 휨 새로 힘을 적절히 분산시키는 완충작용을 하여 제압하기가 용이 해 진다.
그렇더라도 힘이 강한 대어 일 경우는 물고기의 힘에 의해서 대가 끌려들어 쉽게 대를 세우기가 어렵고, 만약 무리하게 힘으로 당겨 세우려고 하면 대가 부러지거나, 바늘이 펴 지거나, 원줄이 끊어져서 물고기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으므로, 물고기의 힘이 거세게 전달되어 올 때는 자기의 자세를 적절히 낮춰가면서 힘을 조절하여 대를 세워야 힘겨루기 에서 성공 할 수가 있다.
특히 4짜급 붕어나, 잉어, 향어, 가물치 등을 걸었을 때 그 자리에서 대를 세우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안전지대로 발을 옮겨 가면서 유도하여 대를 세우면서 제압하는 것이 필요하다.
ㅇ 힘 빼기
일단 대를 세우는데 성공하면 90% 이상 제압에 성공했다고 보아도 된다. 그러나 대를 세우고 나서도 물고기는 순간순간 용을 쓴다. 이렇게 2차, 3차 앙탈을 부릴 때 자칫 세웠던 대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팽팽한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면 그 물고기는 바늘털이를 하여 떨어져 나가버리고 만다. 그러므로 혹 자기 자세나 낚싯대를 낮추면서 유도하더라도 원줄은 항상 팽팽한 생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 약간의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붕어가 스스로 물위로 떠올라서 공기 호흡을 하게 되고, 몇 차례 공기 호흡을 한 후에는 스스로 힘이 점점 빠지고 항복하게 된다.
이 상태까지가 제압에 성공한 단계다.
ㅇ 제압간의 응급조치
제압단계에서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챔질 순간에 수초에 처 박거나 장애물이 감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때에는 무리하여 당기지 말고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여 붕어를 빼 내야 하는데, 그 기본은 걸려있는 붕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에 수초에 걸렸다고 하여 힘을 주어 잡아 당기게 되면 이미 수초를 감고 있거나 깊숙이 박혀 있는 붕어는 한 동안 긴장하여 전혀 움직임이 없으므로 빠져 나올 수가 없는 상태에서 원줄이 끊어 지거나, 목줄이 끊어 지거나, 아니면 붕어의 입이 찢어 지면서 떨어지고 만다. 말풀류 등의 아주 연약한 수초라면 그나마 수초가 뽑히거나 끊어지면서 나올 수도 있겠으나, 갈대나, 부들, 줄풀, 뗏장수초 등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런 때에는 줄을 약간 팽팽하게 하고 잠시 기다리다가 잠깐 느슨하게 놓아주었다 가를 반복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붕어가 움직이기를 기다리면 어느 순간에 붕어가 움직이게 되고, 이때에 줄에 팽팽한 힘을 가해주면 붕어가 서서히 빠져 나온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도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낚싯대를 받침대에 올려놓고 다른 낚싯대를 이용한 낚시를 하다 보면 스스로 붕어가 빠져 나오거나, 붕어가 떨어지더라도 신기하게 바늘이 쉽게 빠져 나온다.
이렇게 붕어를 이용하지 않고 힘으로 당겨 빼내려 하면 붕어가 떨어져 나가고 나서도 바늘이 수초에 감겨서 빠져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다.
제 2 절 유도요령
붕어를 유도 할 때는 놀릴 것인가 강제집행을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 놀릴 경우는 낚시의 맛을 충분히 느끼기 위함이고, 강제집행을 할 때는 위험 지역을 우선 탈출 시키기 위함이다.
ㅇ 놀릴 경우
주변에 장애물이 없을 때 1차 제압하여 돌려 세운 붕어를 수중에서 서서히 유도하면서 놀리는 것이 소위 말하는 낚시에서의 손맛이다.
이때는 붕어의 힘쓰는 방향에 따라서 적절히 낚싯대 방향을 좌 우로 젖히면서 가지고 노는 것이 손맛을 최대로 하는 방법이다. 1차 제압 시에 일단 수면에 떠서 공기를 마신 붕어는 다시 수중으로 힘을 쓰고 들어 가더라도 점점 힘이 약해지면서 앞으로 끌려 오게 되고, 서너 차례 공기를 마시게 되면 수면에 배를 드러내놓고 항복을 한다. 이때까지가 놀림의 과정이다.
다만 놀림 시에 주의 할 것은 절대로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놀림과정에서 원줄을 느슨하게 해 주면 붕어는 용하게도 바늘털이를 하고는 빠져 나가버릴 경우가 많다. 이렇게 원줄을 느슨하게 하지 않는 동작에 대해서 <대를 주지 마라>고 하는 것이다.
ㅇ 강제집행을 할 경우
강제집행을 할 경우는 수초 등 주변의 위험요소에서 벗어나서 붕어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때는 챔질과 동시에 제압이 이루어 져야 하고, 제압과 동시에 강제로 끌어오는 강제집행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만약 수초가 수면을 덮고 깔려있는 포인트라면 1차 제압과정에서 수면에 띄운 붕어를 수초위로 올려서 미끄럼 태우듯이 끌어와야 하고, 수몰나무 등 수중 장애물이 있을 때는 수면에서 철퍼덕 거리는 채로 곧바로 끌어와야 한다.
강제집행 시에 중요한 것은 1차 제압과정에서 수면에 뜬 붕어가 다시 수중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끝까지 수면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에도 간혹 수초나 장애물에 걸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붕어 스스로 풀어 나오게 하되 풀리는 즉시 다시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ㅇ 머리 돌리기
일단 붕어가 힘이 빠지고 항복을 하게 되면 이어서 이루어 지는 것이 안전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도하는 과정에서도 붕어는 본능적으로 수초나 장애물 등이 있는 안전지대로 처박으려는 습성이 있으며, 더욱이 사람의 인기척을 감지하게 되면 힘이 빠졌던 상태에서도 순간적으로 도망을 하기 위해서 최종단계까지 힘을 쓴다. 더구나 안전하다고 느낄 대쯤 붕어가 퍼덕이면 이미 바늘 구멍이 넓혀져 있는 상태이므로 빠져 나가기가 쉽다.
따라서 제압 이후에 최종단계까지 유도를 잘 해야 붕어가 수초나 기타 장애물에 처 박는 것을 방지 할 수 있고, 또한 옆의 낚싯대에 엉키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만약 제압했다고 생각하는 붕어가 다시 수중으로 힘을 쓰고 차고 나갈 때는 머리를 돌려 세우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 이 머리를 돌리는 것은 사실상 제압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제압에도 실패한다.
붕어 머리를 돌려 세우는 것은 낚싯대의 젖히는 방향에 따라서 대의 탄성에 의해 붕어의 머리가 방향을 전환하게 하는 것이다. 즉 붕어가 정면으로 차고 나갈 때면 좌, 우 한 방향으로 대를 눕히면서 탄성을 주어 붕어의 머리가 따라 돌게 하고, 이때 붕어 몸 전체가 돌아서도록 유도한다. 다음으로 만약 붕어가 좌측으로 차고 나가면 우측으로 대를 눕혀주고, 우측으로 차고 나가면 좌측으로 대를 눕혀 주면서 돌려 세운다. 만약 대를 좌, 우로 눕히지 않고 붙잡고서 차고 나가는 붕어를 억지로 제압하려 한다면 힘의 맞대결에 의해서 거의 돌려세우지 못하고 실패 할 것이다.
민물이든 바다든 대상어를 걸었을 때 이렇게 물고기의 머리를 돌려세우면서 제압하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물고기를 돌려세워가면서 제압하는 과정에서 낚시의 참 맛이라 할 수 있는 손맛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이다.
ㅇ 미끄럼 태우기
붕어의 머리를 내 방향으로 돌려세워서 항복을 시켰다면 이제부터는 내 앞으로 붕어를 가져오는 단계다.
이때 붕어를 내 앞으로 당겨오는 방법이 미끄럼 태우기 이다. 씨알이 작은 붕어야 쉽게 들어내도 되겠지만 월척 급 정도의 붕어라면 쉽게 들어내려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는 미끄럼 태우듯이 당겨와야 하며, 당길 때에도 붕어에게 일체의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붕어는 누워서 따라 오다가도 충격을 받게 되면 그 자리에서 몸부림을 하여 떨어져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깔끔한 수면 위라면 일자로 그냥 당겨와도 되겠지만 만약 밀생한 수초 위라면 수초의 골 자리나 가지런한 수초 위로 방향을 유도하면서 미끄럼을 태워야 안전하다.
이렇게 미끄럼을 태워 당겨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낚싯대의 세운 각도가 자기 몸 뒤로 젖혀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낚싯대를 몸 뒤로 젖히면서 당기게 되면 대 허리가 파손될 우려가 많다. 대개의 경우 월척 급 이상의 큰 붕어도 대를 세우고 팔을 높이 뻗어 유도하면 대를 뒤로 젖히지 않더라도 발 앞까지 유도가 된다. 만약 그래도 어렵다면 대를 뒤로 젖히는 것 보다는 발걸음을 뒤로 빼는 것이 오히려 좋다.
간혹 낚시 무용담을 늘어놓으면서 큰 고기를 걸어서 힘이 감당이 안되어 그만 대 허리가 부러졌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 유도과정에서 무리하게 대를 뒤로 젖혔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낚시의 하수임을 자랑 삼아 말하는 것이다.
흠이 이 있거나 하여, 특이하게 아주 쉽게 대 마디가 부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낚싯대를 90도 각도로 잘 세우고 버티면서 유도하면 낚싯대는 그리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이렇게 미끄럼을 태우면서도 작은 부어 마리 수 낚시에서는 천천히 미끄럼을 태워오면 되겠으나, 큰 붕어라면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큰 붕어의 경우는 신속한 동작으로 빠르게 미끄럼을 태운다. 다만 가까이 끌려와서 여유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성급하게 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유도한다.
제 3 절 들어내기
ㅇ 뜰채 사용시
뜰채를 사용하여 물고기를 들어 올릴 때는 물고기를 뜰채로 떠내는 것이 아니고, 물고기가 스스로 뜰채에 들어가게 유도하여 들어 올리는 것이다.
항복하고 발 앞에 누워있는 붕어도 뜰채가 몸에 닿으면 몸부림을 하게 마련이다. 하물며 아직 저만치에서 움직이고 있는 붕어를 억지로 뜰채로 떠 내려 하면 붕어는 계속해서 회피하려고 몸부림을 하고, 이러는 과정에서 그만 떨구고 말기가 십상이다.
따라서 뜰채를 사용 할 때는 붕어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뜰채를 먼저 절반쯤 담그고, 그 뜰채 속으로 붕어를 유도하여 스스로 들어가게 해야 하며, 붕어의 머리부터 몸 통 중간 이상이 뜰채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뜰채 앞 부분을 들어서 붕어를 안전하게 담아 당겨서 들어 올려야 한다.
ㅇ 손으로 들어 올리기
뜰채를 준비하지 않은 낚시라면 마지막 단계에서 붕어를 손으로 들어 올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손으로 들어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원줄을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 이때 손으로 원줄을 꽉 잡는 것은 금물이다.
붕어를 들어내기 쉬운 가까운 지점까지 가져 올 때는 원줄을 손으로 꽉 잡지 말고 낚싯대를 세운 채로 손 바닥 안 쪽에 원줄에 대고 유도 해 온다. 즉 붕어가 갑자기 퍼덕일 때 원줄이 유동을 하게하여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만약 원줄을 꽉 잡게 되면 마지막 퍼덕이는 붕어의 힘과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목줄이 끊어지거나, 바늘이 빠지거나, 붕어의 입술이 찢어지면서 떨구고 만다.
다음으로 붕어를 들 수 있는 상태까지 가져 왔으면 최종적으로 들어내야 하는데, 이때는 원줄에 대고 있던 손을 서서히 내려서 봉돌 부분을 가볍게 잡고 들어 올린다. 그러나 붕어가 클 경우는 봉돌을 잡고 들어 올리는 것도 위험한 경우가 있으므로 월척 급 이상의 붕어라면 손을 물에 담그거나 손바닥에 물을 묻혀서 조심스럽게 붕어를 받쳐서 들어 올린다. 이런 때도 붕어는 충격만 주지 않으면 움직임이 없이 들려 나온다.
그러나 아주 큰 붕어나 잉어 등 무거운 물고기는 수건에 물을 적셔서 붕어 밑에 받치고 눈을 가려 감싸서 들어내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에도 붕어의 몸을 꽉 잡는 것은 금물이다. 붕어는 꽉 잡으려 할수록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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