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에 따른 붕어낚시 상식(2) 봄 배수기 붕어낚시
시기에 따른 붕어낚시 상식(2)
봄 배수기 붕어낚시
송 귀 섭
FTV 제작위원, 체리피시 자문위원, 송귀섭의 테마조행 방송진행
저서: 송귀섭의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송귀섭의 붕어학개론
봄 배수기 붕어낚시란?
매년 5월로 들어서면 논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년 농사를 위한 못자리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따라서 모든 저수지나 댐은 일제히 영농을 위한 배수를 하게 된다. 바로 이 시기에 구사하는 낚시를 우리는 봄 배수기의 붕어낚시 라고 한다.
이러한 배수기의 붕어낚시는 매년 5월~6월 사이에 이루어지며, 초여름 장마가 오면 해소된다.
이렇게 배수가 이루어지는 시기 즉 배수기가 시작되면 일 년 중 가장 조과를 거두기가 어려운 낚시를 해야만 한다. 붕어가 배수영향으로 인해 긴장하여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안정된 곳에 머무르면서 먹이활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아주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오래 전에 우리 선배조사들도 알고 겪었던 사항으로 오래 전의 자료를 찾아보면, ‘배수기를 맞아 전국 조황 대체로 부진’이라는 제목 하에 서울의 주요낚시회 출조결과를 종합 정리하여 보도한 기사가 있는데 (1975년 6월 3일자 경향신문 사회면 뉴스) 이 기사에서는 거의 모든 낚시회가 배수영향으로 인해 부진한 조과를 거두었음을 기사화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부낚시회는 월척을 포함하여 나름의 조황을 거두었음을 알리고 있는데, 이는 배수기의 장소선정과 낚시요령을 잘 알고 적용한 낚시회의 조황소식이다. 즉 40년 전인 이때의 선배조사들도 이미 배수기 낚시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를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일 년 중 가장 어렵다는 배수기 낚시에 대해서 ‘배수현상과 붕어의 생태활동’ 등을 분석하면서 배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진: 배수상태의 저수지
배수중인 낚시터에도 해법이 있다.
배수중인 낚시터라도 그 배수 시기와 정도를 세밀히 분석하여 해법을 찾을 수가 있다.
만약 만수위 상태에서 어제, 오늘 배수가 시작되어 대량의 배수가 현재진행 중인 낚시터라면 그곳에서 낚싯대를 펼치지 말고 뒤도 돌아볼 필요가 없이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곳은 배수 영향을 받은 붕어가 긴장상태로 한 곳에 몰려있거나 은신처에 숨어들어서 일체의 활동을 중지하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낚시를 통해서 붕어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니 주저 없이 돌아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 정도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며칠간을 지속적으로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낚시터라고 판단이 되면 그 배수기간을 일단 따져보아야 한다. 즉 붕어가 적응할 기간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다. 붕어는 지속적인 배수가 일주일 정도 진행되게 되면 이에 적응하여 부분적인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곳은 입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에는 인근 주민에게 배수일자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저수지 구조물이나 수몰나무, 제방석축, 드러난 경사지의 흔적나이테 등을 관찰하여 저수지 물을 잠갔다 열었다 하는 기간과 주기 등을 면밀히 관찰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부분 배수 중에도 일정 기간을 두고 물을 잠갔다가 다시 열었다가를 반복하기 때문에 그 흔적나이테가 남는다.) 그리하여 배수기간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 상황이라고 판단이 되면 구태여 회피하지 말고 적절한 포인트를 선정하여 낚시를 한다.
이때 배수흔적나이테가 조밀하게 일정한 간격이면 지속적인 배수가 진행 중인 것이고(수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한 흔적), 물에 가까운 흔적나이테 간격이 넓은 상태이면 최근에 급속한 배수가 이뤄진 것을 나타낸 것이며, 배수흔적나이테가 정지상태거나 물이 불어나면서 잠겨드는 상태이면 배수가 멈춘 상태이다.
사진: 저수지의 배수흔적나이테
배수기의 적절한 장소선정은?
첫째로는 물을 빼지 않는 저수지나 둠벙이다.
이러한 곳은 도시개발로 인하여 농업용수가 필요 없어진 저수지나 몽리면적이 줄어들어서 일부 배수만으로도 충분하여 잦은 배수를 하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수지나 둠벙의 대부분은 도시에 근접해 있거나 큰 도로를 끼고 있어서 은은한 밤낚시의 맛을 느끼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즉 조황은 좋더라도 낚시의 맛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몽리면적이 없거나 적어서 물을 빼지 않는 저수지나 둠벙을 찾을 때에는 예상되는 조과와 낚시의 맛을 동시에 고려하여 도시에서 멀리 이격된 곳이나 산간의 호젓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둘째로는 수로의 보이다.
배수기의 수로는 오히려 조황의 안정기를 보인다. 저수지에서 배수한 물이 농토를 거쳐서 유기물을 포함하고 수로로 유입되므로 먹을거리가 많아진 그곳으로 붕어가 모여들어 먹이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수로의 보는 물의 흐름이 정체되고 수량이 많아져서 마치 저수지와 같은 모습을 하게 되며, 이 시기에 수로의 붕어들은 가장 활발한 활성도를 보이게 되므로 호황을 맛볼 기회의 시기가 된다.
사진:수로의 보낚시
셋째로는 강이다.
배수기는 강낚시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린다. 흐르는 강물은 봄이 되어서도 수온상승이 늦어져서 붕어의 활성도가 저수지에 비해서 늦게야 살아나는 특징이 있어서 저수지의 본격적인 배수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붕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게 되며, 산란활동을 한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배수중인 저수지보다는 강물에 찌를 세우는 것이 훨씬 유리하게 된다. 일 년 중 강낚시의 시작시기가 되는 것이다.
사진: 5월의 강낚시모습
넷째로는 배수가 다 되고 멈춘 저수지이다.
배수가 다 되고 멈춘 저수지는 물이 거의 다 빠지고 갈수상태로 남게 되며, 제방을 중심으로 한 부분의 일부와 바닥의 물골지역에서만 찌를 세우고 낚시가 가능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이런 상태가 되면 대부분의 낚시인은 이러한 저수지를 회피해 버린다. 그러나 이렇게 배수가 되고 멈춘 후에 갈수상태가 된 저수지가 대박을 맛볼 수 있는 몇 번 안 되는 기회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급격한 배수가 이루어지는 동안 붕어들은 위기를 느끼고 수심 깊은 안정지대로 이동하여 긴장상태로 활동을 멈추었다가 물이 다 빠지고 없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는 일제히 땅속을 파고드는 행동을 사방에서 한다. 하지만 그 마지막 순간 이전에 배수가 멈추고 며칠간 안정이 되면 그 상태에서 활발한 먹이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의 저수지라면 최고의 기회로 생각하고 적절히 공략하는 것이 좋다. 즉 이런 경우는 배수가 악재가 아니고 잘 만 하면 호재가 되는 것이다.
사진: 배수가 멈춘 갈수상태의 저수지 대편성
마지막으로는 대형지나 호수를 선택한다.
담수량이 많은 대형지나 호수는 배수를 하더라도 그 영향이 적다. 배수정도에 따라서 상류가 드러나면 중류로 가고, 중류까지 배수 영향을 받게 되면 다시 하류를 찾아서 낚시를 하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대형지나 호수도 일단은 배수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앞서 언급한 배수지속일자 등을 고려하여 배수 주기에 맞게 장소 선택을 하는 것이 필수다. 즉 배수가 시작되는 초기의 경우는 입질 받기가 어렵고 지속적으로 배수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입질을 받을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배수기 때의 포인트 선정은?
저수지는 제방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
배수로 인하여 긴장한 붕어가 수심 안정대인 제방 가까이로 이동하여 제한된 활동만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도 수량이 많은 곳은 중류일대의 턱진 곳이나 골자리가 유망하며, 수량이 줄어들수록 제방 쪽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배수가 되어 가는 수량에 따라서 상류로부터 제방 쪽으로 접근 정도를 달리한다. 즉 절반 미만의 배수상태라면 중류지역을 포인트로 하고, 배수량이 절반 이상으로 갈수록 제방 가까이가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다.
그림: 배수 수량에 따른 포인트
바닥물골을 공략한다.
저수지의 물이 빠지면 바닥의 물골이 점차 드러나게 되는데 이때에는 그 물골을 포인트로 한다. 배수의 영향을 받는 붕어들은 주로 물골을 따라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 아직 어느 정도의 수량이 유지가 될 때에는 붕어가 물골을 타고 활동을 하더라도 먹이활동은 주로 경사면이나 둔덕지역을 타고 오르내리면서 하기 때문에 물골의 중심부 보다는 물골의 둔덕이나 경사부분에 찌가 서도록 하는 것이 좋고, 수량이 적고 물골 안에만 물이 있을 경우에는 물골의 중심부에 찌가 서도록 긴대를 운용해서 공략하는 것이 좋다. 붕어가 마지막 물이 남은 물골을 타고 활동을 하더라도 연안 접근을 꺼려하여 물골의 중심부를 타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드러난 직벽을 공략한다.
저수지 물이 빠지면서 연안의 직벽이 드러나는 장소가 있다면 그 직벽 아래쪽이 바로 공략 포인트가 된다. 붕어들은 긴장상태가 되면 직벽 그늘을 찾아서 운집하는 습성이 있다. 특히 연안 수초들이 다 드러나고 은신처가 없어진 상황이라면 모든 붕어들이 그 직벽 그늘 쪽에 운집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직벽 부근에 수몰나무나 장애물이 있다면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배수기 때의 낚시중점은?
긴 대를 주로 운용한다.
배수 중에는 붕어가 연안가까이로 접근하는 것을 꺼려한다. 우리가 만수위 때(오름수위) 가장 가까운 발 앞 까지 큰 붕어가 접근하는 것과는 반대현상이다.
물이 빠진 저수지의 경우는 중간대거리 까지도 수심이 낮고 바닥이 들여다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이때의 붕어들은 극도로 긴장을 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러한 배수 중일 때의 낚싯대 운용은 가급적 긴 대를 운용하여 원거리 공략을 하는 것이 좋다.
역발상을 한다.
모두가 제방에 있을 때 조용한 중상류로 가서 긴 대를 펼쳐놓고 기다리다 보면 의외로 대물급 붕어를 마리 수로 만날 수가 있다. 붕어들은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반대편으로 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제방으로 운집하게 되면 당연히 소란스러워지게 되므로 붕어들은 그 곳을 떠나서 조금 수심이 낮더라도 조용하고 안전한 반대면 상류지대로 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밤이 되면 새우나 수서곤충들도 낮은 수심대로 기어 나와서 활동을 하게 됨으로 바로 이런 곳이 대형급 붕어의 사냥터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초보자 취급을 하더라도 하루 밤 낚시를 하고나서 아침에 날이 밝아서 비교하면 월등한 조과를 거둘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정숙하라.
붕어낚시에서 정숙은 어느 때나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배수기 때의 정숙은 절대적인 것이다. 그러니 혹 조금이라도 소음이나 진동을 보이게 되면 인접한 다른 사람에게 까지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물속을 모르고 있지만 물속의 붕어는 다른 때보다 더 긴장하여 나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더구나 배수기의 붕어는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아주 어렵게 내 찌 밑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니 그를 놀래게 해서는 그만 낭패를 볼 것이다.
사진: 운치 있는 찌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