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조행기(자료)

[스크랩] 무안 구정리수로 현장기

樂水愚人 평산 2012. 3. 23. 10:30

특집 초봄 월척특명 블루길터를 노려라!(낚시춘추 2012년 4월호)

 

무안 구정리수로 현장기

 

‘월남붕어’ 소굴 베일 벗기자 월척 소굴!

영산호 샛수로인 구정리수로는 평소‘월남붕어’라 불리는 블루길 성화가 심해 붕어낚시가 힘든 곳이다.

하지만 초봄에는 전혀 다른 낚시터로 탈바꿈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2월의 마지막 출조지 선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 해빙기에 접어들어 붕어들이 얼굴을 내밀 듯했지만 그건 나의 희망사항일 뿐, 안테나를 바짝 세워 곳곳으로 전파를 날렸지만 돌아온 답신은 ‘곳곳에 냉수대가 형성되어 물빛이 유리알처럼 맑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러던차, 무안권 조황을 꿰뚫고 있는 무안 청계면의 박경희씨로부터 반가운 문자가 왔다.

「무안 유당수로에서 관고기 조황. 기본30여 수. 월척이 낱마리로 섞임.」

곧바로 박경희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의 말이 또 한 번 내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제 광주꾼들이 유당수로로 들어갔는데 월척과 준척 포함 삼사십 수는 기본으로 낚고 있답니다.

지금도 입질이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

2월29일 아침, 유당수로를 목적지로 정하고 낚시 짐을 챙기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다.

전날 밤 강풍이 불고 기온까지 떨어지더니 아예 비까지 내린 것.

조짐이 좋지 않아 박경희씨에게 먼저 낚시터로 가보라고 했는데 예상되로 지금은 붕어가 완전히 입을 닫았다는 비보를 전한다.

그러더니만 이번에는 “유당수로 말고 구정리수로로 가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구정리수로는 영산강 하류의 샛수로인데 ‘블루길 성화가 심하지만 이맘때 사각형으로 각이진, 떡대 좋은 녀석들이 잘 낚인다’는 게 박경희씨의 애기였다.

 

 

블루길로 오인한 첫 입질이 33cm 월척

오후 3시경 현장에 도착했다. 먼저 들어온 박경희씨와 서봉찬씨가 대를 펴지 않고 포인트를 둘러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오늘 화보 촬영 목적으로 온 것을 알기 때문에 촬영지로 적당한지를 먼저 판단하라는 것이었다.

수로 폭이 너무 좁고 카메라 앵글도 썩 맘에 들지 않아 망설이는데 건너편 갈대가 투둑거리며 흔들리는게 보였다.

월척붕어는 충분히 돼 보이는 붕어가 수면위로 라이징하는 게 아닌가! 앵글이고 뭐고 망설임 없이 소리쳤다.

“촬영지로 최곱니다 최고!”

긴 대를 건너편 갈대에, 짧은 연안 부들 가까이에 걸쳐 총 8대의 낚싯대를 세팅했다.

지렁이를 꿰어 던지자마자 찌가 방정맞게 오르내렸다.

구정리수로에서 많다는 블루길인가? 챔질해 보면 지렁이만 없어지고 쉽게 걸려들지 않은 걸 보아 역시 잔챙이 블루길로 추정됐다.

아직 수온이 낮아 블루길의 활성은 낮았다.

밤낚시를 위해 텐트를 설치하다가 잠시 힐끗 돌아보니 연안 부들 끝자락에 세웠던 2.4칸대의 찌가 몸통까지 올라와 있었다.

예신을 못 본 터라 ‘또 블루길?’ 하는 생각으로 계속 지켜봤더니 슬그머니 찌를 옆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닌가!

냅다 챔질하자 쐐액~소리를 내며 낚싯대가 고꾸라졌다.

‘뭐야? 이건 혹시 배스 아냐?’라고 생각하며 실랑이를 벌이는데 잠시 후 올라온 녀석은 33cm나 되는 월척붕어였다.

박경희씨와 서봉찬씨가 달려왔다.

나는 첫수에 월척을 낚아 기뻣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체고가 일반 붕어와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박경희씨에게 농담 섞인 어투로 말했다.

“여기 붕어는 모두 사각형이라더니 어찌된 거여?”

“사각형 붕어는 옆에 있는 수로, 그러니까 일로하수종말처리장 앞쪽에 낚이는 붕어들이 사각형이고 여기는 그냥 유선형이라니까요,”

나는 그곳이나 이곳이나 같은 물줄기이고 거리도 멀지 않은데 왜 그런 차이가 나는지 궁금했다.

박경희씨 말로는 일로하수종말처리장 부근은 유독 배스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붕어 체고가 저절로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 불루길터 붕어들은 굳이 작은 블루길과 맞설 필요가 없어 체고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애기일까?

셋이서 사각형 붕어의 특징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사이 어느새 건너편 갈대에 바짝 붙여놓았던 찌가 수로 중앙까지 끌려와 있었다.

건져보니 빈 바늘이었지만 직감적으로 붕어 어군이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틀 녘 쏟아진 소나기 입질

밤 9시경 광주에서 홍행양씨가 저녁거리를 준비해 들어왔다.

저녁겸 야식을 먹으며 그로부터 구정리수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홍씨의 말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이 수로를 알고 있는 꾼들은 없었다.

오히려 배스꾼들에 의해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초반에 이곳을 파먹는 붕어꾼들이 4짜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월척을 낚아냈다고 한다.

역시 이곳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배인석씨는 “영산강 본류대에서 갈라진 샛수로는 여러 개 이지만 그 중 일로하수종말처리장이 있는 수로가 꾼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그 외의 작은 샛수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대를 담그고 있는 이 수로에서는 지난 2월 중순경 무안꾼들이 4짜 포함한 월척을 여러마리 낚은 적있다.

낮낚시가 잘되며 여명이 밝아 올 즈음과 케미 꺽기 직전에 입질이 잦으므로 밤에는 적절한 휴식을 취하다가 이른 아침에 승부를 보는 식으로 시간 안배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블루길 성화는 어느 정도냐고 묻자 “여름에는 낚시가 어려울 정도로 달려든다.

그러나 수온이 낮은 4월 말 까지는 견딜만하므로 그때까지는 정상적인 낚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새벽 2시까지 입질이 없어 차에서 자고 나왔는데 정말 아침 6시부터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케미가 간신이 보일 무렵부터 여기저기에서 물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낚이는 붕어는 죄다 7~8치. 월척급이 드물어 아쉬웠지만 조만간 큰 놈도 낚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예상대로 오전 7시경 홍행양씨 자리에서 큰 물보라가 나 카메라를 들고 달려갔으나 아쉽게도 땟장수초 위로 끌어 올리다가 그만 목줄이 터졌다고 한다.

얼핏 4짜 중반으로 보였다는데...,

수로 코너에 앉았던 박경희씨도 동틀 무렵 7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오전 9시경에는 배인석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아쉽게도 이 녀석은 월척이지만 떡붕어였다.

구정리 수로에 월척급 떡붕어도 서식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구정리 수로는 수온만 더 올라준다면 더 많은 월척 붕어가 낚일 것이 분명해 보였다.

단 3월 중순 이후로는 불루길 성화를 부린다고 하므로 최대한 서두르는게 좋을 것 같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일로나들목을 나와 일로읍 방향으로 1.5km 가면 월암교차로가 나온다.

계속 직진해 45번 국도를 따라 2.5km 가면 삼기삼거리. 이곳에서 좌회전해 2.5km 거량마을 길을 지나면 일로하수종말처리장이 나오고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 농로를 따라 200m 가다 좌회전해 600m를 가면 수로가 나온다.

 

■ 내비게이션 주소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 2424번지

 

 

 

갈대 언저리에 채비를 붙였던 박경희씨가 동틀 무렵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우리가 낚시한 구정리수로 의산리권은 갈대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는데 갈대 가까이 찌를 세울수록 입질이 잦았다.

 

 

땟장과 갈대가 뒤섞인 곳에 자리한 서봉찬씨.

 

 

 미끼로 사용한 지렁이. 블루길이 살고 있는 낚시터에서는 지렁이를 여유있게 준비해야 한다.

 

 

 낚시터 주변에 쑥을 캐고 있는 현지 아낙네.

 

 

 지렁이를 물고 나오는 구정리수로 월척붕어.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박경희씨. 전남 무안권 낚시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오후에 구정리수로로 진입하는 낚시인들.

 

 

 취재일 낚은 굵은 붕어들을 자랑하는 편산가인 회원들. 왼쪽부터 이성균, 배인석, 홍행양씨다.

 

 

 9치급 붕어를 끌어내는 홍행양씨.

이 자리에서 4짜 붕어를 끌어내다가 놓친 그는 오후 늦게 까지 남아 월척 2마리를 추가로 끌어냈다.

 

 

 가지바늘에 걸려나온 8치급 붕어.

 

 

살림통에 담아놓은 붕어들 평균 씨알도 굵지만 마릿수 재미도 탁월했다.

출처 : 천류 사랑 - (낚시 그 지울수 없는 그리움)
글쓴이 : 가람 김중석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