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이론 & 저술

붕어낚시 상식의 虛와實 - 대물낚싯대 어떻게 운용할까?

樂水愚人 평산 2011. 10. 10. 11:57

평산 송귀섭의 붕어낚시 상식의 虛와 實                        

FTV제작위원, 천류 프로스텝, 이노피싱 어드바이저,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저자


              대물낚싯대 어떻게 운용할까?

    多多益善, 長劍必勝은 아니다.

  1990년대 말까지의 낚시와 2000년대 들어서의 낚시에 대해 낚시터현장을 중심으로 비교하면 극명하게 차이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90년대 말까지는 사람이 거의 접근하지 않던 수초 밭으로 사람이 몰려있는 현상이고, 두 번째는 2~3대 편성하던 낚싯대 숫자가 10여대 까지 늘어난 것이며, 세 번째로는 3.0칸(5.4m) 이내를 즐겨 사용하던 낚싯대 길이가 점점 길어져서 5.0칸((9m)은 보통이고 8.0칸(14m)대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대(삼국시대~조선시대)에서 근대(일제강점기~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짧은 대나무 낚싯대 1대로 맑은 물가에 앉아서 한가로운 낚시를 하다가 60년대 이후에 그라스롯드와 현대의 카본소재 낚싯대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 사용과 한 대가 아닌 2~3대를 펼쳐놓고 하는 낚시로 일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2000년대 들어서는 대물낚시가 대 유행을 하면서부터 수초 밭을 찾아 다대편성을 하는 낚시의 또 한 번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서 낚싯대 편성 숫자는 10대는 보통이고 20대 까지 펼쳐놓는 사람이 있게 되고, 낚싯대 길이도 가급적 긴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이렇게 과도하게 여러 대를 편성하는 多多益善 사고(思考)와 긴대를 선택해야만 대물을 만날 것이라는 長劍必勝 사고(思考)의 낚싯대 운용은 적합한 것인가?

이제 그 부분의 虛와 實을 알아보고자 한다.


대물낚시 대 편성 - 몇 대 정도가 적절한가?

  - 꼭 多多益善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는 6대를 주로 운용하고 많으면 8대 까지를 운용한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시계범위와 찌 세울 공간배치 등을 고려한 것이다.

대물낚시의 대편성은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다대편성을 한다고 한다. 맞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확률게임을 위해서도 무조건 많이 편성이 아니라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시계(視界)통제범위이다.

  시계통제범위는 사람마다 그 능력에 차이가 있고, 수초분포, 장애물 등의 전방 포인트 상황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보통사람의 두 눈은 180도 정도를 감지하는 시계범위를 갖는다. 이글을 읽고 있는 지금 스스로 양팔을 벌린 후에 얼굴을 정면으로 하여 손가락을 움직여 보면 그 움직임이 양쪽 다 어렴풋이 감지될 것이다. 즉 180도 정도까지 대를 펼쳐 놓아도 붕어가 찌에 신호를 보내면 감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눈을 한 방향에 집중하지 않고 편하게 했을 때이고, 정면의 한 곳을 주시하는 상황이 되면 우리 눈의 시계범위는 90도로 반감이 되고 그 나머지 부분은 사각이 되어버린다. 즉 우리가 낚시를 하면서 전방의 찌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상태에서는 중앙에서 좌로 45도, 우로 45도 정도가 적합한 시계통제범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범위 내에 찌가 서도록 대 편성 공간을 고려하는 것이 적합하다.

또한 수초더미나 장애물 등에 의한 차폐구역이 발생하거나 텐트 속에서 낚시를 할 때 좌우로 가려지는 구역을 고려하여 대 편성 범위를 정해야 불편함이 없다.


  둘째는 찌 세울 공간이다.

  찌 세울 공간은 수초제거작업을 하여 얼마든지 여러 개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찌 세울 자리를 만들기 이전에 자연 그대로의 수초와 장애물 형성에 따른  붕어의 회유로와 먹이활동을 고려한 공간을 말한다.

찌 세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초작업은 자연적인 공간을 먼저 고려하고 나서 최소한의 변화만으로 공간 조성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무리하게 작업하여 포인트를 망가뜨리고 나면 오히려 입질 받을 확률이 떨어지고 낚시행위만 불편하게 된다.


  몇 대 정도가 적절한가?

  이렇게 위에서 말한 시계범위와 그 범위 내의 찌 세울 공간을 고려하면 대개는 6~8대 정도 배치가 적당하게 된다.

만약에 6대를 배치할 적정 공간에 10대를 배치하거나 8대가 적당한 공간에 12대를 배치하려 한다면 찌가 불필요 하게 밀집이 되거나 무리하게 좌우로 펼쳐진 편성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편안한 시선관리가 어려워 연속해서 좌우로 살펴야 하므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추운 겨울에도 텐트 밖으로 나와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겨서 편안하고 차분한 낚시를 즐길 수가 없게 된다.

아무리 대물낚시라고 하더라도 낚시는 스스로가 즐기는 것이 목적이지 고행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대물낚시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고행은 그 자체가 즐기는 낚시의 과정에 포함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스스로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의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함이 중요하다.

대물낚시에서는 낚싯대를 많이 펼쳐야 확률을 높인다? 이것은 이다.

시계범위와 찌 세울 공간을 고려하여 맥을 짚어 편성하는 것이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요 이렇게 하는 것이 實이다.


낚싯대 길이 결정 - 어디에 기준을 둘 것인가?

  - 꼭 長劍必勝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는 3.0칸 이내의 짧은 대만 운용하기도 하고, 4.0칸 이상의 긴 대만을 운용하기도 하며, 긴대와 짧은 대를 혼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 기준을 두고 이렇게 대 길이 운용을 달리하는가?


  첫째는 포인트 여건에 따른 운용이다.

  연안에 가까이 형성된 띠 수초 등 찌를 세우고 공략할 거리가 짧은 직벽의 포인트라면 주로 3.0칸 이내의 짧은 대 만을 배치한다. 이런 경우 봄 산란특수기라면 아예 2.0칸 이내로만 운용하기도 한다. 즉 바로 발 앞에 찌가 서도록 공략하는 것이다.


                                            사진1 : 발 앞 공략을 위한 짧은 대 편성

 

                                                   * 뒤로 물러나서 짧은 대 위주 편성


그러나 갈수기나 늦가을의 완만한 경사 포인트라면 4,0칸대 이상의 긴대로만 운용한다. 붕어의 원거리 회유선을 고려한 배치인 것이다.

또한 긴대와 짧은 대를 혼용을 할 때는 연안으로부터 수면 안쪽으로 수초가 고루 발달해 있으면서 붕어의 활동예상 공간이 넓게 형성된 포인트의 경우이다. 이러한 때에는 긴대와 짧은 대를 요소요소에 배치하여 예상되는 붕어의 회유목에 찌가 서도록 한다.


  둘째는 공략 목표지점에 따른 운용이다.

  수로나 둠벙낚시터에서 맞은 편 수초 선을 공략하고자 할 때, 또는 넓은 수로나 저수지에서 멀리 있는 독립수초군을 공략하고자 할 때, 또는 좌우로 펼친 갓낚시를 구사하고자 할 때 등은 찌를 세울 원거리 목표지점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긴대를 운용한다.


                                        사진2 : 맞은편 수초 선을 고려한 대 길이 구상

 

                                             * 맞은편 수초 선에 닿는 대 길이 고려


그러나 포인트 여건이 바로 앞에만 작은 독립수초군이 형성되어 있다면 그 수초군의 가장자리를 목표지점으로 하여 짧은 대만을 운용하기도 한다.


  셋째는 물색과 수심에 따른 운용이다.

  낚시터에 도착하여 관찰결과 물색이 탁하면 짧은 대 운용을 고려하고, 물색이 맑으면 긴 대 운용을 고려한다. 물색이 맑으면 붕어가 근거리 접근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심이 깊은 곳은 채비운용이 가능한 한 짧은 대를 고려하고, 수심이 완만하게 낮은 곳은 긴 대 운용을 고려한다.

그러나 물색이 비교적 맑으면서도 가까운 연안을 따라서 수심이 갑자기 떨어지는 턱이 진 포인트에서는 뒤로 물러나 앉아서 그 턱 앞에 찌가 서도록 짧은 대는 가운데에, 긴대는 좌우로 편성하여 운용한다.


                          사진3 : 물색이 비교적 맑고 턱진 포인트의 갓낚시 대 편성 운용

 

                                                    * 최대한 뒤로 물러나서 긴 대 편성


보기만 좋은 대 편성은 이다.

  항상 일정한 간격과 거리로 나란히 정돈하여 찌를 세우는 부채꼴편성이나 일률적인 대각선형의 대 편성을 말함이다.

대물낚시에서 대 편성을 하는 과정은 대물을 만나기 위한 확률을 높이는 과정이므로 아주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꼭 부채꼴로 편성하거나 일렬로 정렬하여 멋들어지게(?) 찌를 세우는 대 편성을 하는 것은 보기에는 좋으나 실리가 없는 낚싯대 운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략할 포인트 여건에 맞추어서 찌 세울 자리에 대해서 세밀한 분석을 먼저하고 그 자리에 맞추어서 대 편성을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W자 형식이 될 수도 있고, 一자 형식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부채꼴이나 대각선 형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간격이 일정하고, 모양이 완벽한 부채꼴이거나 대각선으로 잘 정돈된 편성은 없다. 만약 그런 모습이 있다면 그 중에 몇 개의 찌는 그 모양을 맞추기 위해서 서있는 찌인 것이다.

그러므로 실리 있는 대 편성 운용이란 보기에는 들쭉날쭉 하더라도 꼭 찌가 서야할 자리에 서있는 대 편성 이어야 한다.


                            사진4 : 찌가 설 자리를 고려한 대 편성(찌 배치, 대 길이 고려)

 

                                               * 1.7칸 짧은 대 ~ 8.0칸 최장대 선택 편성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대 편성을 해야 한다.

  낚시터에서 옆 사람 때문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불필요한 행동’과 ‘시야에 들어오는 낚싯대 편성’이다.

불필요한 행동이야 “소란피우지 맙시다.”하고 주의를 줄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휴식과 집중시간을 배분하여 남이 소란 피우는 시간에는 내가 휴식을 하고, 소란이 가라앉은 후에 집중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옆 사람의 찌가 내 찌 옆에 근접해 와있거나, 내 찌 앞으로 긴 대의 찌가 겹쳐서 보이거나 하면 아무리 자중을 하려해도 밤새 불편하게 된다. 물론 휴식과 집중시간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찌 위치에는 변화가 없으니 참으로 답답해진다.

이러한 것은 아직 소양이 모자란 사람이 옆으로 와서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다대편성을 하거나 먼저 온 사람보다 긴 대를 펼쳐서 욕심을 부리는 경우이다.

이렇게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대 편성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불가피하게 제한된 공간에 자리를 한다면 다다익선 다대편성 보다는 소수정예 대 편성을 하고, 장검필승의 정신으로 긴 대를 꼭 펼치고 싶다면 주변 사람의 시야에 찌불이 보이지 않도록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

 

                                 * 이런 포인트에서 두 사람이 대편성을 하면 중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