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가 바라보는 수중채비의 실체 - 목줄의 부동영역
(FTV 붕어愛 섬 방송진행자, 붕어낚시 첫걸음 & 붕어 대물낚시 저자, 이노피싱 어드바이저)
붕어가 바라보는 수중채비의 실체
목줄의 부동영역 이야기
필자가 매달 낚시월간지에 연재할 글을 구상하는데 참고로 하는 것은 그 첫 번째가 평소 낚시 간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단편적인 내용을 메모해 둔 것들이고, 다음이 틈틈이 정리해서 보관중인 두서없는 글이며, 다음으로는 간혹 독자들에게서 상세한 설명을 써주면 좋겠다고 보내오는 의견내용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독자가 보내온 의견 내용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정리하기로 한다.
이번에 필자가 마지막까지 고려한 독자의견은 2가지로써 ‘24절기와 낚시에 관한 내용’과 ‘수중 목줄의 상태와 부동영역’에 관한 내용이었다.
독자가 보내온 24절기에 관한 내용은 ‘음력 24절기마다의 의미와 낚시관련사항’을 결부시켜서 글을 써주기를 원했는데, 일단 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 먼저 필요한 사항이었다.(추후 기회가 되면 상세 글을 쓸 것이다.)
또한 ‘수중 목줄의 상태와 부동영역’에 관한 것은 스스로가 그림을 그렸거나 혹은 인용(?)해서 목줄의 수중상태와 부동영역에 관한 설명을 곁들인 독자생각을 보내온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 이론을 중심으로 하되 필자가 더 보완하여 상세한 설명을 해주기를 원했다.
그런데 보내온 사람의 그림과 설명 자체에 오해가 있었다. 그래서 이와 관련내용의 낚시글 자료를 다른 곳까지 두루 찾아보니 의외로 많은 동호인들이 그러한 상상속의 설명을 주장하거나 그대로 참고하여 적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마침 지난번에 ‘원줄의 사각현상과 착지오차’에 대한 글을 썼던 것에 이어서 목줄을 중심으로 한 수중채비의 실체에 관해 ‘목줄채비의 정렬과 부동영역’에 관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
독자가 보내온 그림과 설명
독자그림 : 목줄의 재질과 착지현상에 관한 그림
독자설명 : 1. 왼쪽 그림은 목줄이 부드러운 합사로써 채비가 착수 시에 봉돌이 바닥에 먼저 안착한 후 목줄이 뒤이어 가라앉으면서 꼬여서 원줄에 엉키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2. 오른 쪽의 목줄은 합사에 강력접착제를 칠하여 빳빳하게 처리하였으므로 봉돌이 안착한 후에 목줄이 내려오더라도 꼬이지도 않고 쫙 펴진 상태로 자리잡는다.
3. 왼쪽 그림은 목줄이 부드러워서 꼬여있으므로 붕어가 입질 시에 목줄 길이만큼의 부동영역이 발생한다.
4. 오른 쪽의 경우는 목줄이 빳빳하여 입질 시에 이내 봉돌이 들려서 목줄의 부동영역을 줄일 수가 있다.
** 우선 위의 그림과 설명 내용에서 오해인 점부터 알아보자.
1. 채비가 마지막 안착하는 과정에서 봉돌이 먼저 바닥에 안착한 연후에 뒤따라서 목줄이 꼬이면서 내려온다는 것은 잘 못된 상상이다.
찌맞춤을 하는 한 채비의 마지막 안착과정에서는 바늘이 먼저 내려와서 바닥에 닿은 후에 뒤따라서 봉돌이 바닥에 내려온다. 그리고 뒤따라온 봉돌은 그림에서처럼 눕지도 않고, 목줄을 끌면서 찌 밑 수직방향으로 이동하여 목줄이 곧게 펴진 채로 정지하여 똑바로 서있게 된다.(낚시춘추 2012년 3월호 172페이지 채비정렬과정 그림 참고)
따라서 목줄이 원줄을 감고 꼬이는 현상이나 봉돌이 목줄을 누르고 있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채비를 꺼냈을 때 목줄이 원줄에 감겨있는 경우를 보았다면 그것은 채비를 투척하는 동안에 감겼거나, 채비의 수직정렬과정에서 찌가 일어선 순간 뒤따르던 바늘이 봉돌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원줄 매듭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은 있으나 이러한 현상도 내림낚시처럼 가늘고 긴 목줄이 아니라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2. 목줄이 부드럽거나 빳빳하거나 간에 입질 시에 목줄에 나타나는 사각현상은 다르지 않다. 그리고 부동영역은 목줄 길이만큼이 아니라 미끼에 접근한 붕어의 입질동작 습성과 채비의 역학적 반응을 고려할 때 대략 목줄 길이의 1/3 길이 정도가 발생한다.
그래서 필자가 위 그림을 수정하여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1 : 목줄과 봉돌의 착지현상
*그림에서와 같이 바늘이 먼저 바닥에 닿고 이어서 봉돌이 목줄을 끌면서 펴진상태로 정지한다.
목줄의 부동영역에 관한 이야기
목줄의 부동영역은 어느 경우이든 발생한다. 다만 일부에서 걱정스럽게 상상하는 정도와는 다르게 발생한다. 붕어의 섭이동작 습성과 채비전체의 역학적 작용 때문이다.
그러한 사실을 그림으로 표현해보자.
그림2 : 붕어의 입질동작과 목줄의 부동영역
위의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봉돌과 바늘사이의 목줄은 완전히 펴진 상태이고, 붕어는 먹이를 취할 때 몸을 약 45~60도 각도로 거꾸로 하여 주둥이 주름을 한껏 내밀었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강한 흡입력으로 먹이를 빨아들인다. 그리고 이러한 동작은 우리가 상상하듯이 조심스럽게 살며시 하는 동작이 아니고 대부분 아주 과감하고 힘 있게 하는 동작이다.
따라서 처음 먹이를 빨아들일 때 그 충격으로 이미 봉돌은 1차 반응을 한다.(이것이 예신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내 조금씩 후면이나 측면으로 약간 이동을 하면서 머리를 들고 올라서는데 이때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찌에는 2차적인 반응을 한다.(이것이 본신으로 나타난다.)
이때 최초 미끼를 흡입하는 순간과 취하고 나서 들고 올라서는 과정에서 어느 시점에서 봉돌이 따라 올라오느냐 하는 것이 바로 목줄의 부동영역을 결정하게 되는데, 일단 붕어가 몸을 숙이고 접근하여 최초 흡입 시에 그 충격이 봉돌에 전해져서 반응을 하니 이때의 부동영역은 ‘바닥과 붕어 입 높이간의 각도’에서 오는 높이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붕어의 초기흡입동작을 고려하여 별도의 실험을 해 보면 표준찌맞춤의 경우 대략 바닥으로부터 목줄의 각도가 약20도를 넘는 순간에 봉돌이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최초 미끼 흡입시 주둥이와 바닥의 각도가 20도 정도였으므로 삼각함수의 원리에 의해 더 설명해보자면‘목줄의 길이 × tan 20도(약 0.36) = 부동영역(봉돌이 들리기 시작하는 높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목줄 길이가 10cm라면 봉돌이 3.6cm 높이 들려 올라가는 순간부터 찌에 예신이 나타나고 이어서 본신으로 연결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그러나 찌의 최초 흔들림은 흡입하는 순간부터 그 충격에 의해서 꿈찔하고 전달된다.)
그런데 만약 좁은 수조에서 실험을 하거나 넓은 곳이라도 바늘을 수직방향 위쪽으로만 들어 올리는 실험을 한다면 목줄이 거꾸로 다 들어 올려져야만이 봉돌이 따라 올라온다. 즉 목줄 길이 전체가 곧 부동영역이 되고 마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붕어의 초기흡입습성처럼 동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붕어처럼 뒤로 45~60도 각도로 순간충격으로 당기면서 들어야 제대로 된 실험결과를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이것은 붕어가 입질을 할 때 주로 원줄을 기준으로 낚시꾼의 반대편에서 접근하여 흡입하는 상황을 고려한 내용이다.)
만약에 일부의 상상처럼 부동영역이 커서 붕어가 입질을 하는데도 전혀 봉돌에 충격을 주지 못한다면 아마 우리가 말하는 예신현상을 찌를 통해서 보는 것은 항상 불가능할 것이다. 즉 실제 예신동작 때는 그 영향이 사각 내에 있어서 봉돌에 충격 전달이 안 됨으로 찌에 전혀 예신반응이 없다가 부동영역을 벗어난 이후의 본신으로만 찌에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질이 민감한 날에도 붕어의 예신이 거의 대부분은 찌에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초기 흡입시의 충격이 작은 부동영역을 극복하고 봉돌을 통하여 찌에 전달이 되고 있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찌맞춤과 부동영역의 발생관계
일반적으로 가벼운 찌맞춤일수록 부동영역이 없거나 적게 발생하고 무거운 찌맞춤은 부동영역이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벼운찌맞춤법으로 부동영역을 극복하려고 한다. 실제로 그럴까?
이 부분은 이미 10년도 더 넘은 2001년도에 낚시춘추에서 실제 수중실험을 다 해서 그 결과를 3개월에 걸쳐서 게재했었다.(낚시춘추 2001년 10,11,12월호)
그런데 지금도 가벼운찌맞춤을 하면 무조건 부동영역을 방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세 가지 찌맞춤의 경우에 따른 목줄의 현상에 대해서 그림으로 설명을 해 보겠다.
그림 3: 찌맞춤에 따른 부동영역
표준찌맞춤
표준찌맞춤을 하여 실제 낚시를 할 때는 봉돌이 바닥에 닿아있고, 목줄은 봉돌에서 바늘까지 바닥에 길게 펼쳐져 있게 된다.
이때 붕어가 접근하여 미끼를 빨아들이게 되면 그 충격이 곧바로 목줄을 통하여 봉돌에 전달이 되어 찌가 살짝 오르는 반응을 보이게 되며, 이후 붕어가 연속적으로 미끼를 물고 후진(혹은 옆 이동)하면서 올라서게 되면 찌가 차분하게 솟아오른다.
따라서 표준찌맞춤 채비에서의 부동영역은 위에서 설명한 초기 흡입 시에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목줄 길이의 1/3정도이다.
가벼운찌맞춤
가벼운찌맞춤을 하여 실제 낚시를 할 때는 봉돌은 떠있고 바늘만 바닥에 닿아있는 형상이 된다.
이때 붕어가 접근하여 미끼를 흡입하게 되면 초기 반응은 찌가 움찔하는 정도의 충격이 봉돌에 전달된다. 이후로 붕어가 미끼를 물고 올라서게 되면 봉돌은 그 위치에 멈춰서 기다리고 있고, 목줄이 떠있는 봉돌의 수평높이보다 약 60~70도 위로 진행된 다음에야 비로소 봉돌이 들려올라가서 우리가 바라보는 찌 상승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히려 가벼운찌맞춤일 때가 부동영역의 폭이 거의 목줄의 곱절만큼 커진다.
다만 채비를 다하여 현장에서 가벼운찌맞춤을 할 때 미끼무게까지 다 고려하여 위로부터 내려맞추면서 찌톱이 한마디 정도 수면위로 노출된 상태로 맞추고 바늘만 바닥에 닿도록 조절하여 맞춘다면 붕어가 초기 흡입 시부터 찌는 솟아오르게 되어 부동영역은 제로가 된다. 그러나 자연노지현장에서 구사하는 전통바닥낚시에서 이러한 정밀찌맞춤은 물의 흐름이나 바람 등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고 찌맞춤의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지 않으므로 실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사진1 : 2001년 낚시춘추의 실험사진 중 가벼운찌맞춤의 경우
무거운찌맞춤
무거운 찌맞춤을 하여 현장에서 낚시를 할 때는 표준찌맞춤을 했을 때와 같이 봉돌이 바닥에 안착하여 서있게 되고 목줄은 펴져서 바닥에 깔려있게 된다.(이때 무거운찌맞춤을 하였더라도 봉돌은 눕지 않고 서있는 모습을 한다.)
따라서 붕어가 입질을 할 때의 반응은 표준찌맞춤 때와 유사하게 나타나게 되나 봉돌에 전해진 충격이 무게감을 가진 봉돌에 완충이 되어 꿈찔하는 반응으로 약하게 나타나게 되며, 본신으로 이어지는 목줄의 각도도 60~70도 정도로 커진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붕어가 미끼를 입에 물었다가 놓았다가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작을 보일 경우가 있으며, 따라서 몇 차례의 예신과 본격적인 본신의 구별이 아주 뚜렷해지는 특징이 있다.
결론
수중에서 붕어가 바로보고 있는 눈앞에서 실제 목줄에 나타나는 부동영역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 보다는 적게 나타나며, 이러한 모든 현상은 상상력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설명이되어야 한다.